일반적인 설명에서 아나키즘은 흔히 이론적으로는 한발 뒤처지지만 열정과 성실로 두뇌를 벌충하는 마르크스주의의 가난한 사촌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유는 아무리 좋게 말해도 왜곡된 것이다. 


19세기의 이른바 ‘창시자'들은 스스로 특별히 새로운 것을 창안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조직화, 자발적 결사, 상호부조와 같은 아나키즘의 기본 원리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인간 행동 양식이라고 생각했다. 


국가 및 모든 형식의 구조적 폭력과 불평등과 지배를 거부해야 하며(아나키즘의 문자적 의미는 '지배자 없음'이다), 이 모든 형식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서로를 강화한다는 가정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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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르크스주의는 혁명 전략에 관한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담론이 되는 경향이 있다. 


2. 아나키즘은 혁명적 실천에 관한 윤리적 담론이 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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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들은 오직 모두가 공유하는 어떤 신념과 이해를 통해서만 연합한다는 의미가 된다. 


합의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은 처음부터 연합의 대원칙과 집단의 목적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별개로 모두가 마땅히 동의해야만 하는 원칙이 있다. 


타인이 완전히 나와 같은 관점을 갖도록 강요해서는 안 되며 그런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토론은 구체적인 행동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누구나 수용 가능하고 자신의 원칙에 근본적으로 위반된다고 느끼지 않는 계획을 도출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어떤 평행성을 발견한다. 


일련의 다양한 관점들이 인간의 조건을 이해하고자 하는 하는 공통된 바람으로 묶여 더 큰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아나키스트 이론은 다른 사람의 기본 가정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대신 서로를 강화하는 기획을 찾으려 한다. 


어떤 점에서 통약불가능한 이론들이라 해서 존재할 수 없거나 서로를 강화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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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길은 혁명을 사건으로, 즉 ‘대혁명'이나 지각변동적 단절로 생각하는 대신 “혁명적 행동은 무엇일까?“하고 자문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답할 수 있다. 


혁명적 행동은 특정한 권력 또는 지배 형태를 거부하고 그에 맞서 사회관계를 (그 집단 내부에서까지) 재구성하는 모든 집단행동을 일컫는다. 


혁명적 행동의 목표가 반드시 정권 정복일 필요는 없다. 


예컨데 권력에 맞서 (카스토리아디스의 정의에 따르면 스스로를 구성하며, 공동으로 규칙이나 운영 원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재검토하는) 자율 공동체를 창조하려는 시도는 거의 혁명에 근접한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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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물리에부탕 같은 자율주의 역사학자는 자본주의의 역사는 ‘노동자의 이동성'이라는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의 연속이며, 이런 문제의식으로부터 도제살이, 노예제도, 쿨리제도, 계약직, 이주 노동자, 다양한 형태의 출입국 관리 같은 제도들이 끝도 없이 고안되었다고까지 주장한다. 


만일 자본주의 체제가 스스로 공상하던 형태에 정말로 가까워져 노동자가 자신들이 원할 때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취직하고 그만두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체제 전체는 붕괴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 자율주의자부터 북아메리카 아나키스트에 이르는 세계화 운동의 급진파들이 늘 일관되게 요구하는 것은 전지구적 이동의 자유, 즉 국경을 파괴하고 장벽을 무너뜨리는 '진정한 세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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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우리에겐 임금노동 및 이와 유사한 관계의 역사를 다룬 제대로 된 이론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결국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임금노동에 종사하느라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낭비하며, 또 바로 그 이유로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세계산업노동자동맹이 반자본주의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들을 ‘반자본주의자'라 칭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임금노동제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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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남아 있는 최초의 임금노동 계약은 정말로 노예 임대 계약이었다. 


여기서 출발한 자본주의 모델은 어떠한가? 


조너선 프리드먼 같은 인류학자는 고대 노예제는 자본주의의 오래된 형태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만큼 간단히, 아니 실은 훨씬 더 간단히 현대 자본주의는 노예제의 새로운 형태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사람들이 우리를 매매하거나 임대하는 대신, 
이제는 우리가 직접 스스로를 임대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 둘의 방식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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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구성하는 여러 관점과 열정, 통찰과 욕망, 상호이해 간의 엄청나게 복잡한 작용들을 무시하고 사회체계를 단순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규칙을 만들어 누구든 그것을 위반하면 폭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그래서 폭력은 언제나 어리석은 자들의 좋은 의지가 된다. 


폭력은 지성적으로 대응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어리석음의 한 형태이며, 

이것이 바로 국가의 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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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행동 형식을 더 크고 전체적인 권력 불평등의 형식을 재생산하는 기능을 통해서만 바라보려 한다. 


이런 고집을 버리는 순간, 우리 주변에 있는 아나키스트의 사회관계와 소외되지 않은 행동 형식이 눈에 띄게 될 것이다. 


이런 깨달음이 중요한 이유는 아나키즘이 이미 인간 상호작용의 주요 토대 중 하나임을, 그리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래 왔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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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반대하는 투쟁은 언제나 아나키스트 조직의 핵심 주제였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투쟁은 더 나은 근로 조건이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이 아니라 지배 관계로서의 일 자체를 완전히 철폐하려는 투쟁이다. 


그래서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의 구호는 “임금노동제에 반대한다"이다. 


물론 임금노동 철폐는 장기적인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철폐까지는 불가능하더라도 줄여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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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빈둥거리는 사람보다는 틀림없이 더 많을 것이다.(감옥에서 재소자를 벌주려 할 때 일할 권리를 뺏는 이유가 여기 있다.) 


상명하달식 조직에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인 끝없는 굴욕과 가학 피학이 뒤섞인 게임을 없앤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을 즐기게 되리라.


어쩌면 단 한 명도 자기가 원하는 이상으로 일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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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그리스 도시국가의 통치 형태는 보통 그 주력부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기병이 주가 되는 도시국가는 귀족정의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말을 사육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중무장 보병이 주가 되는 도시국가는 모두가 갑주를 갖추고 훈련을 받을 수 없기에 과두정의 형태를 띠게 된다. 


주력부대가 해군이나 경장 보병이라면 누구가 노를 젓거나 돌팔매를 날릴 수 있으므로 민주정의 형태를 예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장한 자의 의견은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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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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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부드럽고 비단 같은 손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매서운 손가락으로 가슴을 움켜잡기 때문에 가슴은 슬픔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고독은 고귀한 영혼의 반려자일 뿐만 아니라 슬픔의 동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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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혼만이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아름다움과 함께 살고 성장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우리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게 하며, 우리는 그것을 어떠한 말로도 묘사할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나의 느낌이며, 깨달은 사람과 존경받는 사람에게서 우러나는 느낌이다. 


참된 아름다움은 영혼의 지성소에서 솟아나는 한 줄기 빛이다. 


그것은 마치 대지의 심연에서 솟아나는 생기가 한 송이 꽃에게 빛깔과 향기를 주는 것처럼 육신에 광채를 더해준다. 


참된 아름다움은 한 남자와 한 여인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사랑이라 불리는 영혼의 일치 속에 깃들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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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유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영혼을 너무나 고양시키는 탓에 인간의 법률이나 자연의 현상마저 그 진로를 변경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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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영혼과 육체의 아름다움을 마련해준 여인은 숨겨져 있는 동시에 드러나 있는 하나의 진리이다. 


우리는 그 진리를 사랑에 의해서만 이해할 수 있고, 미덕에 의해서만 접촉할 수 있다. 


우리가 그 여인을 묘사하려할 때, 여인은 아지랑이처럼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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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영혼은 그와 닮은 영혼과 결합할 때, 비로소 안식처를 얻는다. 


그들은 이방인이 외국에서 또 한 사람의 이방인을 만날 때 기운이 북돋워지는 것처럼, 애정이 넘치게 결합한다. 


슬픔을 매체로 해서 결합되는 가슴은 행복의 영광에 의해 분리되지 않을 것이다. 


눈물에 의해 씻겨진 사랑은 영원히 순결하고 아름답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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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우리의 영혼을 밝혀주고, 
우리의 가슴에 속삭이며, 
마침내 그 영혼과 가슴을 함께 모은다. 


침묵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으며, 
우리가 영혼의 하늘로 항해하도록 하고, 
마침내 우리를 천국으로 더욱 가까이 데리고 간다. 


침묵은 
우리로 하여금 육체란 감옥에 불과하고 이 세상은 단지 유형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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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위대함은 한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단 한 번의 생각과 감정에 의해서 창조된다. 


우리가 오늘날 보고 있는, 지난 세대에 만들어진 모든 것은 그것이 태어나기 전에는 한 남성의 마음속에 깃들인 생각이었거나 한 여성의 가슴속에 깃들인 충동이었다. 


그토록 많은 피를 흘리고 인간의 마음을 자유로 향하게 한 모든 혁명은 수많은 인간 속에서 살고 있는 한 인간의 관념에서 나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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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오랜 사귐과 끈질긴 구애에서 온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사랑은 정신적인 친화력의 소산이다. 


만일 이 친화력이 한순간에 창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몇 해가 지나도, 또 몇 세대가 지나도 창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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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의 사랑은 밤이면 나에게 행복의 노래를 불러주고 새벽이면 인생의 의미와 자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나를 깨워주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것은 질투가 없고 풍요로우며 영혼에 결코 해롭지 않은 신성한 사랑이다. 


그것은 영혼을 만족 속에 목욕시키는 깊은 친화력이며, 만족하였을 때 영혼을 관대함으로 가득 채우는 애정에 대한 깊은 갈망이다. 


그것은 영혼을 동요시키지 않으면서 희망을 창조하고 이 세상을 천국으로, 또 인생을 감미롭고 아름다운 꿈으로 바꾸어 놓는 부드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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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입술을 열어요. 


말해줘요! 


당신은 이 폭풍우가 우리 사랑의 배를 침몰심킨 뒤에도 나를 기억할까요? 


당신은 밤의 침묵 속에서 나의 날개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까요? 


당신에게로 나부끼는 내 영혼의 소리를 들을 건가요? 


내 한숨에 귀를 기울일 건가요? 


당신은 내 그림자가 땅거미의 그림자와 함께 다가가서 아침 노을빛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바라볼 건가요?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나는 당신이 자기의 슬픈 생각을 사랑하는 시인처럼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래요. 


나는 당신이 여행자가 물을 마실 때 자기 모습이 비치는 고요한 우물을 기억하듯이,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래요. 


나는 당신이 이 세상 빛을 보기도 전에 죽은 자기 자식을 기억하는 어머니처럼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특사령이 전달되기도 전에 죽은 죄수를 기억하는 자비로운 왕처럼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래요. 


나는 당신이 나의 친구가 되기를 바라며, 


내가 곧 아버님의 곁을 떠나 남이 될 것이므로 고독한 그를 자주 찾아가보고 위로해주기를 바래요.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나의영혼을 당신의 영혼이 담길 봉지로 만들고, 

나의 마음을 당신의 아름다움이 살 거처로 만들며, 

나의 가슴을 당신의 슬픔을 위한 무덤으로 만들겠소. 


셀마, 

초원이 봄을 사랑하듯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것이고, 

햇볕을 쬐고 있는 꽃의 생명처럼 나는 당신 속에서 살 거요. 


나는 계곡이 시골 교회 종소리의 메아리를 노래하듯 당신의 이름을 노래할 것이며, 

해변이 파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당신 영혼의 말에 귀를 기울일 거요. 


나는 이방인이 사랑하는 조국을 기억하고 굶주린 사람이 잔치를 기억하듯 당신을 기억할 것이며, 

왕위에서 물러난 왕이 영광의 시절을 기억하고 죄수가 안락한 생활과 자유의 시간을 기억하듯 당신을 기억할 거요. 


나는 농부가 타작마당에 쌓인 보릿단을 기억하듯, 

또 목자가 푸른 초원과 맑은 시냇물을 기억하듯 당신을 기억할 거요.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내일이면 운명은 당신을 평화로운 가정으로 데려다 놓을 것이며, 

나를 투쟁과 전쟁의 세계로 보낼 거요. 


당신은 당신의 아름다움과 미덕에 의해 가장 복받을 운명을 타고난 남자의 집에서 살 것이고, 

나는 고통과 공포의 생활을 하게 될 거요. 


당신은 생명의 문으로 들어갈 것이며, 

나는 죽음의 문으로 들어갈 거요. 


당신은 환대를 받을 것이며, 

나는 고독 속에서 살게 될 거요. 


하지만 나는 죽음의 계곡에 사랑의 조상을 세우고 거기에 예배드리겠소. 


사랑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 될 것이니, 

나는 사랑을 포도주처럼 마시고 옷처럼 입을 거요. 


사랑은 새벽이면 나를 잠에서 깨워 먼 들판으로 데리고 갈 것이며, 

대낮에는 새와 함께 태양의 열기를 피할 나무 그늘로 안내할 거요. 


저녁이면 사랑은 내가 노을 속에 쉬면서 자연이 햇볕에게 불러주는 이별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할 것이고, 

하늘을 항해하는 희미한 구름을 나에게 보여줄 거요. 


밤이면 사랑은 나를 포옹할 것이고, 

나는 연인들과 시인들의 영혼이 살고 있는 신성한 세계를 꿈꾸면서 잠잘 거요.

봄이면 나는 제비꽃과 재스민 속을 사랑과 함께 나란히 거닐 것이며, 

백합 꽃받침에 남아 있는 겨울의 물방울을 마실 거요. 


여름이면 ‘사랑'과 나는 건초더미를 베개로, 풀밭을 침대로 삼을 것이고, 

푸른 하늘은 우리가 별과 달을 바라볼 때 우리를 덮어줄 거요. 


가을이면 '사랑'과 나는 포도밭에 가서 포도 짜는 기계 옆에 앉아 포도덩굴이 황금빛 옷을 발가벗는 모습을 바라볼 거요. 


그러면 철새떼들이 우리의 머리 위를 날아갈 거요. 


겨울이면 우리는 옛날 얘기와 먼 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난롯가에 앉아 있을 거요. 


내가 젊을 동안 '사랑'은 나의 선생이 될 것이고, 

중년에는 나의 위안이,

노년에는 나의 기쁨이 될 거요. 


내 사랑 셀마, 


'사랑'은 나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나와 함께 있을 것이며, 

죽은 후에는 하느님의 손이 우리를 다시 결합시킬 거요.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오늘날 결혼이란 젊은이와 부모의 손에서 모든 것이 처리되는 하나의 웃음거리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젊은이가 이기고, 부모가 진다. 


여자는 구입되어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 배달되는 상품처럼 간주되고 있다. 


오래지 않아 그녀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그녀는 캄캄한 구석에 버려진 낡은 가구처럼 변해간다.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슬픈 영혼은 고독에서 위안을 찾는다. 


그것은 상처난 사슴이 자기 무리를 떠나 그 상처가 낫거나 죽을 때까지 동굴 속에서 살듯이 사람들을 몹시 꺼린다.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인간의 입술에서 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말은 ‘어머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부르는 소리는 '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소리이다. 


그것은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찬 말이며, 가슴의 심연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미롭고 다정스러운 말이다. 


어머니는 무엇이든지 된다. 


어머니는 우리가 슬플 때 위안이 되고, 우리가 고통에 빠져 있을 때 희망이 되며, 우리가 연약할 때 힘이 된다. 


어머니는 사랑과 자비와 동정과 용서의 원천이다. 


어머니를 잃은 사람은 그를 끊임없이 축복하고 보호하는 지순한 영혼을 잃는다. 


자연 속의 모든 것은 어머니의 증거이다. 


태양은 대지의 어머니로서, 열의 영양을 대지에게 섭취시킨다. 


태양은 바다의 노래와 새들과 시냇물의 찬가로 대지를 잠재울 때까지 밤에도 결코 우주를 떠나지 않는다. 


이 대지는 나무와 꽃들의 어머니이다. 


대지는 그들을 낳고, 그들에게 젖을 먹이고, 그들에게서 젖을 뗀다. 


나무와 꽃들은 그들의 위대한 열매와 씨앗들의 다정한 어머니가 된다.


따라서 모든 생존의 원형인 어머니는 아름다움과 사랑으로 가득한 영원한 정신이다.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유한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소유를 필요로 하지만, 

무한한 사랑은 사랑 그 자체를 필요로 해요. 


천진난만한 시기와 젊음이 깨어나는 시기 사이게 오는 사랑은 소유에 만족하고 포옹과 함께 성장하지요. 


하지만 하늘의 무릎에서 태어나 밤의 비밀과 함께 내려온 ‘사랑'은 '영원'과 '불멸'을 제외한 그 어느 것에도 만족해하지 않으며, 오직 신성 앞에서만 경건하게 선답니다.

#부러진_날개 #칼릴_지브란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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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는 표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하루빨리 조직적으로 실현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이 말은 결국 '가장 좋은 정부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라는 데까지 가게 되는데 나는 이 말 또한 믿는다. 


사람들이 준비가 되었을 때 그들이 갖게 될 정부는 바로 그런 종류의 정부일 것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양심적인 사람들이 모인 단체는 양심을 가진 단체이다. 


법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정의로운 인간으로 만든 적은 없다. 


오히려 법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조차도 매일매일 불의의 하수인이 되고 있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나는 서슴없이 말한다. 


노예제도 폐지론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온 몸으로나 재산으로나 메사추세츠 주 정부를 지원하는 일을 지금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고. 


그리고 정의가 자신들을 통해 승리하도록 노력하지 않고, 한 표 앞선 다수가 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만약 그들이 하느님을 자기편으로 두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며, 다른 사람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욱이, 어떤 사람이든지 그가 자기 이웃들보다 더 의롭다면 그는 이미 ‘한 사람으로서의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역시 감옥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노예의 나라에서 자유인이 명예롭게 기거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이 감옥인 것이다. 


감옥 안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상실되고 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정부를 괴롭히지 못하며 그들이 그곳의 담장 안에서는 더 이상 정부의 적이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진리가 오류보다 얼마나 더 강한가를 모르는 것이요, 
감옥 안에서 불의를 직접 겪어본 사람이 얼마나 더 큰 설득력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가를 모르는 것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만약 올해 1천 명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들이 세금을 내서 주 정부로 하여금 폭력을 휘두르고 선량한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만큼이나 폭력적이고 유혈적인 처사는 아닐 것이다. 


만약 평화적인 혁명이란 것이 있을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평화적인 혁명일 것이다. 


만약 세금 징수원이나 그밖의 공무원이 “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나에게 묻는다면(실제로 그렇게 물은 사람이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무엇인가 하려고 한다면 당신 직책을 내놓으시오."라고. 


국민이 충성을 거부하고 공무원이 자기 자리를 내놓을 때 혁명은 완수되는 것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은 민주주의가 정부가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진보일까? 


인간의 권리를 인정하고 조직화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는 없을까? 


국가가 개인을 보다 커다란 독립된 힘으로 보고 국가의 권력과 권위는 이러한 개인의 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대접을 개인에게 해줄 때까지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화된 국가는 나올 수 없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국가에 대해 초연하며 국가에 대해 참견하지도 않고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더라도 이웃과 동포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한 그들이 국가의 안녕을 해치는 자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열매를 맺고 또 이 열매가 익는 대로 떨어지게 허락해주는 국가는, 그보다 더 완전하고 영광스러운 국가, 내가 상상만 했지 결코 보지는 못한 그런 국가가 탄생하도록 길을 열어줄 것이다.

#시민의_불복종 #헨리_데이빗_소로우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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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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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그대들을 부르면 사랑을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르더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들을 감싸 안으면 그대들의 온 몸을 사랑에게 맡겨라.
그 부드러운 날개털 속에 숨겨진 칼날이 그대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해도,
사랑이 그대들에게 말하면 사랑을 믿으라.
겨울바람이 뜰을 황량하게 만들듯이 사랑의 말이 그대들의 꿈을 산산조각 낸다 하여도,
사랑은 그대들을 괴롭히는 만큼 영광스럽게 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의 가지를 베어 내는 만큼 그대들을 성장하게 하리니,
사랑은 그대들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가 근원에 잇닿은 그대들의 뿌리를 흔들어 놓겠지만
사랑은 또한 그대들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햇빛 아래 떨고 있는 그대들의 연약한 가지를 보듬어 안아 주리라.

사랑은 그대들을 곡식 단 거두듯이 자기에게로 거두어들일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도리깨질 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채질하여 거추장스런 껍데기를 다 불어내 자유롭게 할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하얀 가루가 되도록 갈아 낼 것이요,
사랑은 그대들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반죽해 내리라.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그대들을 신성한 불꽃 위에 올려놓아 신의 향연에 거룩한 빵이 되게 하리라.

사랑이 행하는 이 모든 일들을 통하여
그대들은 그대들 가슴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깨달음으로 그대들은 삶과 진실로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두려움에 갇혀 사랑이 주는 평안과 즐거움만을 찾으려 한다면
그대들은 그대들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마당에서 나오는 게 더 나으리라.
하지만 사랑의 타작마당 밖은 그대들이 웃는다 해도 다해서 웃을 수 없고 운다고 해도 마음껏 울 수 없는 무미건조한 세상일 뿐이다.

사랑은 자기 자신만을 주고 자기 자신에게서만 받으며
사랑은 소유하거나 소유당하지 않으니
사랑은 사랑만으로 충분하리라.

그대들이 사랑할 때
그대들은 "신이 내 안에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신 안에 있다."고 말하라.
그리고 그대들이 사랑의 길을 인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말라.
오히려 사랑이 그대들의 길을 인도하리라.
그대들에게 자격이 있다면,

사랑은 스스로를 다하는 것 말고는 다른 열망이 없다.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사랑하면서도 다른 열망들을 가져야 한다면 이러하여라.
서로 녹아 하나가 되어 흘러가며 밤새도록 자기 노래를 하는 시냇물이 되라.
넘치는 애정에서 오는 고통을 알게 되라.
스스로 사랑을 받아들여서 상처받고 기꺼이 즐겁게 피 흘러라.
새벽에는 활기차게 일어나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루에 감사하라.
한낮에는 쉬면서 사랑의 황홀한 기쁨을 명상하라.
저녁에는 감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라.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그대들 가슴의 기도와 입술의 찬양과 함께 잠들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고 또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그대들은 죽음의 하얀 날개가 그대들의 생을 흩을 때도 함께 있으리라. 


아, 심지어 신의 침묵 안에서도 그대들은 함께 하리라. 


그러나 함께 있되 그대들 사이에 거리를 두어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서로를 사랑으로 속박하지는 말라. 


그보다는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에 바다가 흐르게 하여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는 말라. 


빵도 서로와 나누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는 말라. 


같은 곡을 연주하면서도 각기 다른 소리를 내어 현악기의 줄들처럼 함께 즐거이 춤추고 노래하되 각자 홀로 있는 시간을 잊지 말라. 


그대들의 마음을 주라. 


그러나 상대가 허락하지 않으면 내버려 두라. 


오로지 운명만이 그대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에서는 함께 자랄 수가 없지 않은가?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리고 그대들은 일을 계속하는 동안 삶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으니 


일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것이 삶의 가장 깊은 비밀과 친숙해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괴로워서 세상에 태어남을 고통이라 부르고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을 이마에 새겨진 저주라 한다면, 


나는 그대들 이마의 땀방울만이 그곳에 새겨진 저주를 씻어줄 거라고 대답하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삶은 진실로 열정이 없을 때에 어둡고 


모든 열정은 깨달음이 없을 때에 맹목적이며 


모든 깨달음은 일이 없을 때에 쓸 데가 없고 


모든 일들은 사랑이 없을 때에 텅 빈 것이라, 


그리고 그대들이 사랑으로 일할 때, 


그대들은 스스로를 만나고 또 다른 이들과 연결되고 결국에는 신에게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의 기쁨은 가면을 벗은 슬픔이니 그대들의 웃음이 올라오는 바로 그 우물에 때로는 그대들의 눈물이 가득 찼었다. 


그러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대들이 그대들 안으로 슬픔을 더 깊이 새길수록 그대들은 더 많은 기쁨을 간질할 수 있으리라. 


그대들의 포도주를 담은 잔은 옹기장이의 가마에서 뜨겁게 달구어 졌던 바로 그 잔이 아닌가? 


또 그대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악기는 칼로 그 속을 도려내었던 바로 그 나무가 아닌가? 


그대들이 기쁠 때에 그대들의 가슴 속을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대들에게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지금 기쁨을 주고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대들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에도 다시 그대들의 가슴을 들여다 보라. 


그러면 그대들에게 기쁨이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눈물 흘리고 있음을 볼 것이다.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리고 이 말이 그대들의 가슴을 무겁게 누르더라도 그러하리라. 


살해당한 자도 자기의 죽음에 책임이 없지 않고, 


강도당한 자도 자기의 강도당한 것에 잘못이 없지 않다. 


정의로운 자도 악한 이들의 행위에 결백할 수가 없고, 


정직한 자도 무거운 죄를 지은 이의 소행 앞에 깨끗할 수 없다. 


그래, 


죄인이란 때로는 피해당한 이들을 위한 희생물이다. 


그리하여 여전히 정죄받는 이들은 

비난받지 않는 자나 죄 없다 여기는 자들의 짐을 대신 지고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대들은 옳은 자와 그른 자를,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구분할 수 없다.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러므로 정의를 이해하려는 그대들이여, 


충분히 밝은 빛 안에서 모든 사실을 다 살펴보지 않고 어떻게 정의를 알 수 있겠는가? 


오로지 전체를 보고 나면 똑바로 서 있는 자나 넘어진 자는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그는 존재의 낮이 저물어 현실의 밤이 되는 황혼 사이에 서 있을 뿐이다. 


또한 사원의 머릿돌과 더불어 가장 낮은 곳에 놓인 기초석도 사원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근심이 가득한 그대들의 낮과 결핍과 비탄이 가득한 그대들의 밤에도 그대들은 자유로울 수 있으니, 


삶을 두르고 있는 그것들을 벗어 버리고 그 위에 일어설 수 있을 때에 오히려 진정한 자유를 알게 되리라. 


그러니 그대들은 깨달음의 새벽에 지난 한낮의 시간을 묶어 온 그 사슬을 끊어 내야 하리라. 


그렇지 않고 어떻게 근심과 결핍과 비탄의 낮과 밤을 지나 일어설 수 있겠는가? 


비록 그 고리가 햇빛 아래 반짝여 그대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하더라도,


그대들이 자유라 부르는 것은 그대들을 묶는 사슬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사슬이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이 열망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따르는 것과 피하고 싶어 하는 그 모든 것들은 


그대들의 존재 안에 끊임없이 뒤엉켜 움직이고 있으니 


이 모든 것들은 그대들 안에서 한 쌍의 빛과 그림자로 착 달라붙어 움직인다. 


그래서 그 그림자가 사라져 더 이상 있지 않게 되면 


떠나지 못하고 남은 빛은 또 새로 오는 빛의 그림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대들의 자유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순간에 더 큰 자유의 족쇄가 되어 버리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이 언덕 가운데 백양목의 시원한 그늘 아래 앉아 먼 들판과 초원의 고요와 평화를 맛보며 있을 때에는 가슴으로 하여금 고요 가운데 말하게 하라. 


“신은 이성 안에서 쉬신다.” 


그리고 폭풍이 불어오고 큰 바람이 숲을 뒤흔들고 천둥 번개가 하늘의 위엄을 드러낼 때에는 그대들의 가슴이 경외함으로 말하게 하라. 


“신은 감정 안에서 일하신다.” 


그대들은 신의 하늘 아래 한 숨결이고, 
신의 숲 안에 있는 한 나뭇잎이므로 


그대들 역시 이성 안에서 쉬고 감정 안에서 일하여야 하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 고통의 대부분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고통은 그대들 내면의 의사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한 쓰디쓴 약이니 


그 의사를 믿고 고요하고 평온하게 그의 치료약을 마시라. 


그의 손이 비록 모질고 혹독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이의 부드러운 손길로 인도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내오는 잔이 뜨거워 그대들의 입술을 타게 하더라도 


그 잔은 신이 자신의 거룩한 눈물로 적신 흙으로 빚은 것이기 때문이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친구가 그의 마음을 이야기할 때 그대들의 생각으로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두려워 말며, 
"그렇다."고 하기를 주저하지 말라. 


그가 말이 없을 때에도 그의 가슴이 하는 말을 듣기를 멈추지 말라. 


우정 안에서는 모든 생각, 모든 욕망, 모든 기대가 말없이 생겨나고 고요한 기쁨으로 나누어지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나는 그대들 안에 있는 선에 대해 말할 수는 있으나 악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구나. 


악이란 다만 선이 굶주림과 갈증으로 괴로워하는 것 말고 무엇인가? 


실로 선도 배고플 때면 어두운 동굴에서도 먹을 것을 찾고, 


목이 마를 때면 썩은 물이라도 마신다.

#예언자 #칼릴_지브란


이런 모든 것들은 그대들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 온 것이니 
실로 그대들이 말한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다만 이루지 못한 욕구에 대해서라. 


그러나 아름다움은 욕구가 아니라 황홀한 기쁨이리라. 


아름다움은 목마름에 타는 입술이나 구걸하려 내민 손이 아니라 오히려 불타는 가슴이고 매혹케 하는 영혼이다. 


아름다움은 그대들이 보았던 모습이나 들었던 노래가 아니라 
눈을 감아도 보이는 모습이며 귀를 막아도 들리는 노래이다. 


아름다움은 주름진 나무껍질 안의 수액이나 사람들의 팔에 붙은 쓸모없는 날개가 아니라 
영원히 꽃 피는 정원이고 항상 날아다니는 천사들이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죽음이란 단지 바람 안에 벌거벗고 서서 태양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숨이 그친다는 것은 단지 쉼 없이 흐르던 물결에서 자유롭게 되어 아무 방해도 없이 위아래와 사방으로 신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예언자 #칼릴_지브란


그대들의 아이들은 그대들의 아이들이 아니다. 


들은 자기 삶을 열망하는 생명의 아들들과 딸들이라. 


그들은 그대들을 통해 왔지만 그대들로부터 온 것은 아니니 


그들은 그대들과 함께 있지만 그대들에게 속한 것은 아니다.


그대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은 줄 수는 있으나 그대들의 생각은 주어서는 아니 되리라. 


아이들에게도 각자 자신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아이들의 몸은 돌볼 수는 있으나 그들의 영혼은 거둘 수 없으니 


아이들의 영혼은 그대들이 꿈에라도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아이들과 같아지려고 애쓸 수는 있으나 그들을 그대들과 같이 만들려 하지는 말라. 


삶은 뒤로 돌아가지도 않고 어제에 머물지도 않기 때문이라.


그대들은 활이니 


살아있는 화살 같은 아이들은 그대들로부터 쏘아져 앞으로 나아간다. 


신은 무한의 길 위에 있는 과녁을 겨누고 


그의 화살이 빠르고도 멀리 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그대들을 당기리라. 


그러니 그대들은 신의 손에 기쁘게 당겨지라.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것만큼 튼튼한 활인 그대들을 또한 사랑해 주시리라.

#예언자 #칼릴_지브란


Posted by 㗢동죽竹
,


쏟아 왔던 정열을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버리는 것. 

그러나 그것도 일종의 노예근성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이상이나 종족, 하느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킨다는 것은 어떨까? 


따르는 것이 고상하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 또한 길어지는 건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나는 언제쯤이면 나 혼자, 친구도 없고, 기쁨도 슬픔도 없고, 오직 모든 일이 꿈이라는 신성한 확신 하나만으로 고독 속에 있을 수 있을까? 


언제가 되면 내 육신이 단지 병이며 죄악이고 늙음이며 죽음이라는 확신을 얻고 두려움 없이 숲에 은거할 수 있을까? 


오, 언제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인간은 짐승입니다. 


짐승이라도 아주 대단한 짐승이지요. 


두목은 이걸 모릅니다. 


모든게 당신에겐 너무 쉬웠던 모양인데, 나에게 물으면 나는 짐승이라고 대답할 게요. 


이 짐승은 강하게 대하면 당신을 존경하고 두려워하지요. 


하지만 친절하게 굴면 눈이라도 뽑아 갈 듯이 굴 겁니다. 


두목, 거리를 둬야 해요! 


그놈들 간덩이를 키워서는 안 돼요. 


우리는 평등하고 우리에겐 똑같은 권리가 있다, 그 따위 소릴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당신에게 달려들어 당신의 권리를 뺏고 당신 빵을 훔치고 결국은 굶어죽게 만들 거요. 


두목, 좋은 걸 다 걸고 충고하건대, 거리를 두라구요!’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 그 머리는 오염된 적이 없다. 


온갖 것을 다 경험한 그의 마음은 열려 있다. 


가슴은 원시적인 배짱을 그대로 갖고 잔뜩 부풀어 있다. 


우리가 복잡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듯,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듯 풀어 버린다. 


그는 온몸의 체중으로 두 발을 대지에 버티고 서 있어서 겨냥을 잘못한다는 일이 오히려 드물 정도다. 


아프리카 야만인들은 뱀이 온몸을 땅에 붙이고 있어서 대지의 비밀을 더 잘 알거라고 믿으며 뱀을 숭배한다고 한다. 


배,꼬리,그리고 머리로 대지의 비밀을 안다. 


뱀은 늘 어머니인 대지와 접촉하고 동거한다. 


조르바도 이와 같다. 


우리들 교육받은 자들이란 공중을 나는 새처럼 골이 비어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무슨 음식으로 뭘 만드는가를 가르쳐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먹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일과 좋은 유머에 쓰고, 


내가 듣기로 또 어떤 사람은 하느님께 돌린다고 하지요. 


그러니 인간은 세 가지 부류가 있는 겁니다. 


두목, 나는 최악의 인간도, 최선의 인간도 아니고 아마 중간 정도 되겠지요. 


나는 내가 먹는 것을 일과 좋은 유머에 씁니다. 


그러니 과히 나쁠 것도 없겠지요.”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욕심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고 말처럼 일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서 진탕 먹고 마신 다음, 잠든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홀로 별을 이고 물과 바다를 양쪽에 두고 해변을 걷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기적이 일어나 인생이 동화되어 버렸음을 깨닫는 것.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나는 ‘사람의 마음은 피가 가득 찬 연못이다.'라는 옛말을 실감했다. 


나를 떠나 버린 내 사랑하던 사람들은 이 연못에 몸을 던져 피를 마시고 다시 태어난다. 


더 깊이 사랑했던 사람일수록 내 가슴의 피를 더 많이 마신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나는 지난 인생을 회상했다. 


지난 인생은 흐리멍덩하고 모순과 망설임 따위로 점철된 꿈같은 반생이었다. 


나는 허무한 기분으로 지난 일을 떠올렸다. 


공중에서 내 인생은 바람을 맞은 구름 한 조각처럼 끊임없이 모습이 바뀌었다. 


그것은 흩어졌다가는 다시 모였고 모였다가는 다시 변하여 차례로 백조,개,악마,전갈,원숭이가 되었다. 


구름은 하늘의 바람과 무지개에 쫓겨 다니며 언제나 흩날리고 찢기는 존재였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그런데 내게 아주 겁이 나는 문제가 하나 있어서 두목에게 조언을 구해야겠습니다. 


유일하게 두려운 한 가지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날마다 마음이 괴롭다니까요. 


두목, 겁나는 게 무엇인고 하니 그건 바로 나이 먹는 것입니다.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 


죽는다는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죽고 나면 그만이니까요. 


그런데 늙는다는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나이 먹어 가는 걸 스스로 인정한다는 건 예사로 싫은 노릇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별짓을 다하는 거죠.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그래요. 당신은 그 잘난 머리로 나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하지요.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 이건 진실이고 저건 아니다. 그 사람은 옳고 다른 놈은 틀렸다······.’ 


그래서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다는 말입니까? 


나는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당신의 팔과 가슴을 봅니다. 


그 팔과 가슴이 어떤 상태인지 아십니까? 


그들은 다만 침묵을 지키고 있지요. 


한 마디도 하지 않아요. 


마치 죽어있는 것같이 말이오. 


그래 당신은 무엇으로 세상을 이해한다는 건가요. 


그 머리로 말이오? 


웃기지 말아요!”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이것이 인생이란 것이다. 


변화무쌍하고,요령부득이고,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마음대로 안 되는·····무자비한 것이 인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무식한 크레타 농사꾼들은 지구 저쪽 끝에서 온 늙은 카바레 가수를 둘러싼 채 자기네들은 죽지 않을 듯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낯선 새가 하늘에서 떨어져 날개를 부러뜨린 채 퍼덕거리며 죽어가고 있는 모양을 해변에 모여 구경하고 있는 것과 같았다. 


이 가엾은 부인이 마치 늙은 공작새,늙은 앙고라 고양이,병든 물개나 되는 것처럼·····.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조르바가 방으로 들어와 죽은 여자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벨벳 리본을 목에 두른 채 팔을 포개고 누워있는 그녀는 비록 얼굴은 누렇게 뜨고 파리 떼로 뒤덮여 있었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조르바는 생각했다. 


‘한 줌의 흙일 뿐이야. 


배도 고프고, 웃기도 하고, 키스도 했던 한 줌의 흙. 


한 줌의 흙이면서도 지금은 사람을 울리는 것. 


대체 우리를 이 땅에 데려다 놓은 악마는 어떤 놈이고, 이 땅에서 데려가는 악마는 또 어떤 놈일까?’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나는 알고 있었다.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것은 


지식도,미덕도,선도,승리도 아닌 보다 훌륭하고 보다 영웅적이며 보다 절망적인 것, 


즉 세계에 대한 신성한 경외감임을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조르바, 우리는 한낱 구더기에 불과합니다. 


엄청나게 큰 나무의 조그만 잎사귀에 붙은 아주 작은 벌레지요. 


이 조그만 잎이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입니다. 


다른 잎들은 밤마다 가슴 설레며 바라보는 모든 별들입니다. 


우리는 이 조그만 잎 위에서 우리에게 놓인 길을 조심스럽게 시험해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잎의 냄새를 맡습니다. 


좋은지 나쁜지 알아보려고 맛을 보고 그런 후엔 먹을 만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이 잎의 위를 두드려 봅니다. 


잎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소리를 냅니다. 


어떤 사람은 -겁이 없는 사람들이겠지요- 잎 가장자리까지 이릅니다. 


거기에서 머리를 빼고 엄청난 혼돈을 내려다 봅니다. 


그러고는 부들부들 떱니다. 


밑바닥의 나락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게 된 거지요. 


우리는 멀리서 거대한 나무의 다른 잎들이 사각대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는 뿌리에서 우리가 있는 잎으로 수액을 빨아올리는 걸 느낍니다. 


우리 가슴이 부풀어 오르지요. 


그러나 끔찍한 나락을 내려다보고 있는 우리는 몸도 마음도 공포로 얼어붙고 맙니다. 


그 순간에 시작되는 게······.” 


나는 말을 멈추었다. 


나는 ‘그 순간에 시작되는 게 바로 시詩'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조르바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말을 멈춰버린 것이었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세계란 무엇일까? 


세계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이며 덧없는 인간의 목숨이 어떻게 세상의목표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단 말인가? 


조르바의 생각으로는 인간이나 사물의 목표는 쾌락을 성취하는 데에 있었다. 


어떤 이는 정신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둘은 한 차원을 높여서 보면 똑같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육체가 소멸하고 난 뒤에도 우리가 영혼이라고 부르는 육신의 잔재가 남아 있을까? 


만약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영원불멸을 그리는 우리의 끝없는 염원은 우리가 영원불멸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짧디짧은 우리 인생에서 무엇인가 영원불멸한 것을 소망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새 길을 만들려면 새 계획이 필요해요. 


나는 이미 지난 일은 어제로 끝냅니다. 


내일 일어날 일은 미리 생각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뿐입니다. 


나는 매순간 자문합니다. 


‘조르바, 너는 뭘 하고 있느냐?’ 


'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너는 무엇을 하느냐?’ 


'일하고 있네.’ 


'열심히 하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하느냐?’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다른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자네와 그 여자 밖에 아무도 없는 거야. 실컷 키스하게.’”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이 날 어쩌겠습니까? 


기껏해야 생명을 가져가는 수밖에 더 있습니까? 


좋아요, 나를 데려가세요. 


그래도 좋아요. 


나는 분풀이도 실컷 했고 하고 싶은 말도 실컷 했고, 춤출 시간도 있었으니······. 


더 이상 당신의 은총은 필요 없어요!”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손안에 잡을 수 있는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극복할 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보이지 않는 강력한 적-더러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더러는 악마라고 부르는- 이 우리를 쳐부수려고 덤벼들었지만 우리는 지지 않았다. 


겉으로는 참패했지만 속으로는 정복자가 된 것을 깨닫는 순간 인간은 말할 수 없는 긍지와 환희를 느끼게 된다. 


외적인 패배가 지고한 행복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리스인_조르바 #니코스_카잔차키스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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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이 사라졌습니다.

생각들이 사라졌을 때, 그대는 누구인가? 


(침묵) 


이것이 그대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최상의 답이다. 


그렇게 머물러라. 


그대가 침묵에서 벗어나면 고통이 있을 것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깨달음이나 참나 실현은 자각, 즉 참존재에 대한 자명한 자각입니까? 



그렇다. 


깨달음이란 자각이다. 


완전한 자각 혹은 참존재는 같은 것이다. 


차이가 없다. 


완전한 자각.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그대는 자각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그대는 내쉬고, 호흡이 멈춘다.


그곳, 이것이 그대 자신이다.


들이쉼과 내쉼의 사이.


들이쉬고 내쉬려는 노력조차 필요 없다.


혹은, 어디에서 생각이 일어나는가?


생각이 일어나서 어디론가 가려면 어떤 행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원은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 있다.


얼마나 단순한가?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나는 누구인가?(Who am I?) 이 질문을 탐구하라. 


이 질문 그 자체로부터 시작하라. 


먼저 ‘누구’(who)를 탐구하라. 


그 다음에 '이다’(am)를 탐구하라. 


그 다음에 '나’(I)를 탐구하라. 


그대가 '나'로 돌아갈 때, 질문은 사라지고 아무 대답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그대의 답이다. 


그 답 없음이 답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생각과 생각 사이에 이른다. 


이 틈은 무와 같다. 


그대가 완전히 행복할 때, 이것은 무와 같다. 


그대의 연인을 이십 년 만에 만나서 말할 수 없이 행복할 때, 그대의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가? 


아무런 생각이 없다. 


무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대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그대 자신으로 있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텅 빔은 언제나 지금이다. 


그렇다. 


결코 그때가 아니다. 


이 지금에서 나와 보라. 


지금에서 나와 앞으로 가면서 그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 보라. 


이 순간 너머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오랜 침묵 후) 생각들이 올라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생각하는 한, 우리는 고통을 겪을 것이다. 


이 삼사라는 “나는 켄이다"라는 한 생각으로부터 온다. 


켄과 온 삼사라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대는 삼사라에서 켄을 분리할 수 있는가? 


켄이 근원으로 나아가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다.

#그대는 누구인가 #슈리_푼자


그대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면, 거기에는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바람도 없다. 


행복 속에는 어떤 생각도 없다. 


불행 속에는 생각이 있다. 


어떤 행복이든 그 속에는 생각이 전혀 없다. 


행복할 때 그대는 생각하는가?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만약 그대가 어딘가에 머무른다면, 그대는 거기에 머무르기 위해 다른 곳을 거부해야 한다. 


만약 그대가 여기에 머무른다면, 마음은 다른 곳에 머무르기 위해 뛰쳐나갈 것이다. 


마음을 어디에도 머물지 않게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마음은 오직 대상에만 머물 수 있다. 


대상을 치워 버리면, 마음은 대상에 매달릴 수 없다. 


그러면 마음 없음이 있을 것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미래는 과거에 의존하고 있다. 


마음은 무덤을 파헤치는 자다! 


마음은 낡은 뼈들을 씹기 위해 과거라는 무덤을 파헤치고 있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오는 것은 받아들여라. 


가는 것은 버려라. 


진정한 포기는 받아들임도 버림도 아니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사람이 죽으면, 원소들은 되돌아간다. 


그때조차도 그대는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원소들은 파괴되지 않는다. 


호흡이 공기로 되돌아가듯이 그것들은 그냥 대지로 되돌아갈 뿐이다. 


그러므로 몸을 잃는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 


잃는 것은 오직 죽음에 대한 두려움뿐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모른다면 아무 기대도 하지 말라. 


기대가 없으면 그때 그대는 자유롭다. 


기대를 하면 속박된다. 


아무것이나 원하는 것을 선택해 보라. 


기대들은 결코 충족되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_누구인가 #슈리_푼자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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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지, 무엇이 깨달음입니까? 


마음의 고요가 깨달음이다. 


그대가 그대의 참나로 되돌아올 때 이것이 깨어남이요, 해방이요, 자유다. 


참나를 알면 모든 것을 알게 된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만일 그대가 미루고 싶다면, 그대는 다음 생애로 넘길 수 있다. 


만일 그대가 품고 있는 욕망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대는 다음 자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것을 멈추고 싶다면, 그대의 모든 욕망을 한순간에 충족시켜라. 


아무런 욕망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대가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는가? 


이 윤회의 사슬을 끊는 유일한 방법은 그대의 모든 욕망을 일순간에 충족시키는 것이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그대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간단한 방법은 불을 갖는 것이다. 


그대는 기억이라는 가방 안에 모아 놓은 이런 욕망들의 곳간을 태워 버릴 불이 필요하다. 


깨닫고 싶다는 하나의 욕망이 그것들을 즉시 불태워 버릴 것이다! 


깨달음 속에서, 모든 욕망은 재로 변한다. 


그대는 이제 어느 자궁으로도 돌아갈 필요가 없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그대가 그대의 가슴으로 되돌아갈 때 이원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가슴의 다른 이름은 진리, 실재, 자유다. 


내면을 바라보라. 


온 헌신으로 그대의 가슴 안으로 들어가라. 

그곳에는 공간과 정적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스승이다. 


이것이 가르침이다. 


그대의 가슴으로 머물러라. 


이것이 전부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의식은 의식 홀로 존재한다. 


의식은 절대적이고 완전한 한계 없음이며, 순수한 헤아릴 수 없음이다. 


그대는 의식을 이해할 수도, 묘사할 수도 없다. 


이것은 절대적 의식이요, 절대적 존재요, 절대적 희열이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욕망이 있는 곳에는 걱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대가 마음 없이도 아주 잘 살 수 있다. 


마음이 없을 때 그대는 지혜롭고, 마음이 있을 때 그대는 어리석다.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 


그러면 그대는 이 왕국의 황제가 된다. 


그대는 평화,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이다. 


잠시 동안 마음을 버리고 보라.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무엇이 마음의 정화인가? 


생각 없음이다. 


이 생각 없는 마음, 투명한 마음, 마음 없음을 참의식이라 부를 수 있다. 


참나 그 자체다. 


이 성품 안에 확고히 자리 잡아라. 


그대는 자유를 요구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자유라는 생각은 고통과 구속에 지친 마음 안에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름 아닌 마음이 삿상에 가라고 제안한다. 


그대가 과거나 미래와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마음이 전혀 없다. 


그래서 그대는 집에 있다. 


나를 통해 참나를 들여다보라.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정말로 살고 있을 때, 우리는 자유롭다. 


영원에 닿을 때, 이 죽음의 경험은 완전히 죽음이 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는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아무도 죽지 않고 있다. 


실제로 죽을 수 있는 것은 자아이며 무지이다. 


그 완전한 죽음으로, 자아는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영원해진다. 


그 완전한 죽음은 결코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대가 이 윤회를 벗어나 영원해질 때, 그 죽음은 완전한 죽음이 된다. 


얼마 동안은 공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굉장한 행복 또한 있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파파지, 무엇이 지옥입니까? 

지옥이란 바깥을 향하며 “나는 몸이다."라고 말하는 마음이다. 


이것이 지금 여기에 있는 지옥이다. 


마음이 유희의 마당은 오직 몸뿐이라고 결정할 때, 그대가 어떻게 평화로울 수 있겠는가? 


아무도 진정으로 평화로울 수 없다. 


모든 몸은 죽을 것이다.

무엇이 천국인가? 


내면을 향하는 마음이 천국이다. 


성경에도 "천국은 내면에 있다."라는 글귀가 있다. 


그렇다면 이 천국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자각에 복종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모든 곳에서 자신의 연인을 본 왕자가 있었다. 


그는 나무들과 개에게 입을 맞추었고, 새들과 사람들을 사랑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는 연인을 망각하고 그 자신이 연인이 되어 버렸다. 


그것이 로맨스다. 


진정한 로맨스에는 사랑을 하는 이도, 사랑을 받는 이도 없다. 


오직 로맨스만 있을 뿐이다. 


주체도 없고, 대상도 없다. 


그저 사랑뿐. 


오직 사랑만 있다. 


이것이 진정한 로맨스다.

#무엇이_깨달음인가 #슈리_푼자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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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하여

고요한 밤의 정적 속에
나, 그대가 있던 거리를 거닐었습니다
그대의 집을 찾는내 영혼은
두근대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대의 숨결이 내 얼굴을 스치고,
나는 그대의 이름을 속삭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깨달은 것은 그대의 기쁨과 고통 모두였습니다
그대의 꿈은 나의 꿈이 되었고,
나는 산 속에 자리 잡은 호수처럼
그대 한가운데에 오롯이 서 있었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그 산의 모습을 속삭이고,
비탈진 기슭과 심지어는
그대를 스치는 욕망까지도 밝게 비추려 했습니다
얼마 후 그대가 보낸 웃음이
시냇물처럼 내 침묵을 향해 밀려왔습니다
그대가 동경한 청춘의 강물에서
한없이 허우적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가
내 마음속 밑바닥까지 이르렀음에도
강물은 여전히 노래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보다
그 노랫소리보다 더욱 달콤하게 다가오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그대는 사랑으로 말미암아 형체를 갖추고,
그로써 나는 그대를 보고
그대 또한 나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어떤 환상, 그 어떤 기대도
사랑보다 높이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사과꽃으로 덮인 거대한 떡갈나무처럼
그대 안에는 그 사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랑은 그 위력으로 우리를 지구에 묶어 주고,
그 향기로 우리를 우주로 쏘아 올리며,
그 영원성으로
우리를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대는 들었을 것입니다
그대의 존재란 마치 쇠사슬과 같으며,
때로는 힘없이 끊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는 반쪽의 진리
그대는 강한 쇠사슬처럼 튼튼하기도 합니다

작은 것들로 그 가늠하는 일은
덧없는 거품으로 대양의 힘을 재려는 것과 같습니다
그대들은 그 자체로 바다입니다
커다란 배가 그대들 기슭에 있다 해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그대들은 그 자체로 계절입니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것을 부정하더라도
이미 봄은 그대들 안에 누워 미소를 지으며
결코 화내지 않습니다
하지마 이 모든 것을 좋게만 말했다고는 생각지 마십시오
다만 그대들 스스로 깨닫고 있는 것을 말했을 뿐
무언가를 깨닫다는 것은
말없이 깨닫는 것의 그림자입니다
그대들과 나의 말은
굳게 봉인된 추억으로부터 물결치는 파도입니다
우리는 물론 대지도 몰랐던 태고의 기억,
그 어지러운 대지의 밤들이 새겨져 있지요
현명한 이들은 그대에게 지혜를 주고자 오지만
나는 그대의 지혜를 얻고자 왔습니다
내 지혜보다 더 위대한 것을 찾았으니,
그것은 바로 그대 안에 불타고 있는 영혼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대는
거세지는 불꽃에는 상관없이
시들어 가는 것만을 슬퍼하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삶을 찾아 헤맬 때
무덤은 두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무덤은 없습니다
이 산과 들판은 그대의 요람이며,
그대 조상의 뼈를 묻은 들판을 지나도 보면,
그대와 그대의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춤추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대는 내게 보다 깊은 갈증을 주었습니다
이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샘물을 마실 때면,
그 샘물도 목말라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하여 내가 샘물을 마실 때,
샘물 또한 나를 마심을
내 비록 들판에서 딸기를 따 먹고 살아도
그대의 식탁으로 달려갈 수 있는 것은
내 비록 사원의 문간에서 잠들 때도
그대의 잠자리로 달려갈 수 있는 것은
이처럼 달콤한 음식을 먹고
꿈꾸며 잠들 수 있는 것은

나의 하루하루를 사랑해 주는
그대의 염려 덕분입니다
지금 나는 그대의 사랑 속에 있습니다

아주 깊이 사랑하다 P174~179
아주 깊이 사랑하다 / 칼릴 지브란


고해성사 


이제 당신에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살아 오는 동안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사랑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도 사랑했습니다 

어렸을 때 사랑했던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랑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것을 사랑하리라 맹세했습니다 

누구도 사랑하는 이에게서 

그 사랑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랑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바로 

당신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것은 나 아닌 누구도 느낄 수 없고 

때로는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내 사랑은 

거리를 떠돌다 어느 구석진 골목에 서서 

외로운 나그네들을 부르는 유령이 될 때까지 

외로움에 부서지고 고독으로 시들어 버린 

작은 소녀와 같았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나는

복을 사랑했지만 

사람의 길에서는 그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나는 오직 고독 속에서만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구하는 사랑은 

순결한 처녀처럼 틈만 나면 내게서 도망치려 했습니다 

그녀를 찾기 위해 내 마음 깊은 곳을 열었을 때 

그곳에는 그녀의 거울과 요람 

그녀의 옷가지만 있었을 뿐 

그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바람을 향한 노래 


죽음이 다가와도 

그대 들을 수 있는 사랑의 노래 부를 것입니다

몸부림치는 파도가 

나를 깊이 바다 속으로 이끌어도 

보이지 않는 영혼이나마 그대와 함께 머물 것입니다 

죽음은 그저 우리 얼굴을 가린 가면만을 

변하게 할 뿐 


어부는 언제나 어부이며 

농부는 언제나 농부이며 

사랑하는 이는 

언제나 사랑하는 이입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결혼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며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버리는 날까지 그대들은 함께 할 것입니다. 

아니, 그대들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까지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러나 사랑에 얽매이지는 마십시오. 

서로 저희 빵을 주되 어느 한 쪽만을 먹지 마십시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은 따로 있으십시오. 

마치 거문고의 줄들이 비록 한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간섭을 받지 않듯이. 


서로 진실을 바치십시오. 

그러나 서로 간직하지는 마십시오. 

오직 위대한 ‘생명'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함께 서 있으십시오.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마십시오.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듯이, 

참나무도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습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침묵의 등불 


연인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먼저 말해 주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는 데 

말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을 한데 모으는 것은 

입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침묵은 그보다 위대하고 순수한 것입니다 

침묵은 우리 영혼을 밝게 비춰 

진실된 속삭임을 들려 주고 

그리하여 두 영혼을 하나로 묶습니다 

침묵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아 

영혼의 창공을 떠도는 날개를 주며 

끝내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그리하여 결국 육체는 하나의 감옥에 불과하며 

이 세계는 유형지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깨닫게 합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어머니 


인간이 입술에 올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가장 아름다운 부름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차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달콤하고 다정한 언어 

어머니는 모든 것 


슬플 때 위로가 되고 

절망에 빠졌을 때 희망이 되며 

약할 때 힘이 되는 존재 

사랑, 자비, 동정, 용서의 원천 


어머니를 잃은 사람은 

지친 몸을 뉘일 가슴을 잃은 것 

축복하는 손을, 지켜보는 눈을 

잃어버린 것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사랑을 잃어버린 그대여 


한겨울 헐벗은 나무는 

지난 여름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봄을 기다릴 뿐 


그 나무의 가슴은 

존재하지 않는 지난날이 아니라 

다가올 날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숨겨진 사랑 


기억하세요 

당신은 내게 하나의 영혼이었음을 

당신이 던지는 그림자마저도 

내 얼굴엔 빛이었음을 


나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지 

다만 우리의 사랑은 말이 없었을 뿐 

너울에 가려져 있었을 뿐 

하지만 지금 사랑, 그것은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당신 앞에 활짝 열려 있습니다 


사랑, 그것은 이별의 시간이 오기까지는 

그 자신의 깊이를 모르는가 봅니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숨겨진_사랑

슬픔으로 결합된 사랑 


슬픔은 그녀와 나의 영혼을 

고리처럼 이어 주었네 

마치 우리가 상대의 얼굴에서 서로의 심장을 읽고 

그 숨겨진 메아리를 들었던 것처럼 

신은 우리의 육신을 하나로 만들었으니 

이별이란 고통 이외의 무엇이겠는가 

슬픔에 잠긴 영혼은 

자기와 닮은 영혼과 결합될 때 비로소 안식을 찾네 

그들은 애정을 다해 결합하네 

마치 이방인이 낯선 곳에서 

또 하나의 이방인을 만나듯이 

슬픔으로 결합된 가슴은 

행복이라는 영광에도 결코 헤어지지 않네 

눈물로 씻겨진 사랑은 

영원히 순결하고 아름답네 


#아주_깊이_사랑하다 #칼릴_지브란 #슬픔으로_결합된_사랑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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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선언한 대로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있는 민주공화국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다 지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삶을 설계할 때 널리 퍼진 고정관념을 무작정 추종하거나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행복의 밀도와 지속 가능성이다. 


가치판단의 무게중심을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두는 사람만이 농밀한 행복감을 지속적으로 맛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어야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내게 자유가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내가 오늘 대한민국에서 누리는 자유는 전적으로 그런 분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얻은 것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서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지식인들은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때면 으레 ‘국민에게 항복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라'고 말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확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나는 의심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는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성과 문명의 진보는 모두 자명해 보이는 것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념을 거부하는 일은 삶을 조금은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이 불편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한 가지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싸운다. 


예컨대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 같은 것이다. 


그래서 진보는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와 문화를 변혁하려고 한다. 


진보의 사고방식은 연역적 구조를 가진다. 


'인간은 평등하다'와 같은 추상적 공리에서 시작해 구체적 실천 전략과 전술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일관성 있고 복잡한 논리 체계를 만든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민주주의와 법치의 관계를 누군가 이렇게 설명했다. 
안

타깝게도 누구인지는 잊어버렸다. 


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은 모든 것이 허용된다”. 


②권위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모든 것이 금지된다”. 


③독재 국가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금지되며 법률이 허용한 것도 금지된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①에 있으면서 어쩌다 ②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나라였다. 


요즘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이미지는 무서운 것이다. 

좋은 이미지를 나쁘게 바꾸는 건 쉽지만 나쁜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쁜 이미지를 만든 나쁜 콘텐츠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해 콘텐츠를 개선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해도, 애초의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 걸린 것보다 훨씬 긴 세월이 걸린다. 


나는 나의 내면에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낸 콘텐츠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여러 해 전에 했던 대학 강연 동영상이나 미디어에 보도된 뉴스 화면을 보면, 내 얼굴이 내가 보기에도 정말로 사납게 보인다. 


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내가 저런 얼굴을 했을까? 


내 마음속에 들끓는 미움과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좋은 리더는 어떤 사람인가. 


자기가 이끄는 조직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을 잘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조직의 공동 목표를 바르게 알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이타적 행동을 하도록 북돋우는 사람이다. 


목표 달성에 유리한 외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른 집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나갈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어둠과 혼란에 빠진 위기에도 불을 밝히고 길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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