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선언한 대로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있는 민주공화국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다 지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삶을 설계할 때 널리 퍼진 고정관념을 무작정 추종하거나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는 행복의 밀도와 지속 가능성이다. 


가치판단의 무게중심을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두는 사람만이 농밀한 행복감을 지속적으로 맛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어야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내게 자유가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우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내가 오늘 대한민국에서 누리는 자유는 전적으로 그런 분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얻은 것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서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지식인들은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때면 으레 ‘국민에게 항복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라'고 말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확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나는 의심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는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성과 문명의 진보는 모두 자명해 보이는 것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념을 거부하는 일은 삶을 조금은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이 불편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한 가지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싸운다. 


예컨대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 같은 것이다. 


그래서 진보는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와 문화를 변혁하려고 한다. 


진보의 사고방식은 연역적 구조를 가진다. 


'인간은 평등하다'와 같은 추상적 공리에서 시작해 구체적 실천 전략과 전술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일관성 있고 복잡한 논리 체계를 만든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민주주의와 법치의 관계를 누군가 이렇게 설명했다. 
안

타깝게도 누구인지는 잊어버렸다. 


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은 모든 것이 허용된다”. 


②권위주의 사회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모든 것이 금지된다”. 


③독재 국가에서는 “법률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금지되며 법률이 허용한 것도 금지된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①에 있으면서 어쩌다 ②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나라였다. 


요즘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이미지는 무서운 것이다. 

좋은 이미지를 나쁘게 바꾸는 건 쉽지만 나쁜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쁜 이미지를 만든 나쁜 콘텐츠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해 콘텐츠를 개선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해도, 애초의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 걸린 것보다 훨씬 긴 세월이 걸린다. 


나는 나의 내면에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낸 콘텐츠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여러 해 전에 했던 대학 강연 동영상이나 미디어에 보도된 뉴스 화면을 보면, 내 얼굴이 내가 보기에도 정말로 사납게 보인다. 


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내가 저런 얼굴을 했을까? 


내 마음속에 들끓는 미움과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좋은 리더는 어떤 사람인가. 


자기가 이끄는 조직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을 잘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조직의 공동 목표를 바르게 알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이타적 행동을 하도록 북돋우는 사람이다. 


목표 달성에 유리한 외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른 집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나갈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어둠과 혼란에 빠진 위기에도 불을 밝히고 길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후불제_민주주의 #유시민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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