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영지를 지니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 임무가 사계절(四時)를 살펴서 농사가 잘되게 하는 데 있고, 그 직분은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倉庫)가 가득 차도록 하는 데 있다.
나라에 재물이 많으면 멀리 있는 사람(遠者)도 오고, 토지가 모두 개간되면 백성이 머물러 산다.
창고가 가득 차면 예절을 알고, 입을 옷과 먹을 양식이 풍족하면 영광과 치욕을 안다.
윗사람이 법도를 준수하면 육친(六親)끼리 도타와지고, 예의염치(四維)를 널리 베풀면 군주의 명령을 잘 지킨다.
#관자
윗사람이 재물을 쓰는 데 절도가 없으면 백성은 (과중한 부담을 이기지 못해) 난동을 일으킨다.
사치하고 교묘한 것을 금하지 않으면 백성은 문란해진다.
이 두 가지 어지러움의 근원을 막지 못 하면 형벌이 번잡해진다.
귀신을 높이지 않으면 어리석은 백성은 깨닫지 못하고, 산천의 신을 받들지 않으면 군주의 위엄과 명령이 두루 알려지지 않는다.
종묘를 공경하지 않으면 백성은 (공경하지 않는) 윗사람을 본받고, 조상을 경모하지 않으면 효도와 우애가 갖추어지지 않는다.
예의염치가 베풀어지지 않으면 나라는 곧 멸망한다.
#관자
무엇을 네 가지 강령이라고 부르는가?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다.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고,
'의'란 스스로 나아가기(自進)를 구하지 않음이고,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고,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그러므로 절도를 지키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하고,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으면 백성은 교활함과 속임이 없고,
잘못을 은폐하지 않으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지고,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관자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
①백성은 근심과 노고를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줘야 한다.
②백성은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부유하고 귀하게 해줘야 한다.
③백성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줘야 한다.
④백성은 후사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므로 군주는 그들이 잘 살도록 해줘야 한다.
백성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근심과 노고도 감수한다.
부유하고 귀하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가난과 천함도 감수한다.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위험에 빠지는 것도 감수한다.
잘 살도록 해주면, 백성은 군주를 위하여 생명을 희생하는 것도 감수한다.
#관자
십일경十一經 : 나라를 다스리는 열한 가지 원칙
①나라를 기울지 않는 땅에 두고,
②고갈되지 않는 창고에 (곡식을) 쌓으며,
③무진장한 창고에 갈무리하고,
④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명령하고,
⑤백성에게 쟁론爭論의 여지가 없는 관직을 맡기고,
⑥거역하면 반드시 죽는 길을 밝혀두고,
⑦반드시 이익을 얻는 문을 열어두고,
⑧불가능한 사업은 하지 않고,
⑨얻을 수 없는 것은 요구하지 않고,
⑩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고,
⑪실행할 수 없는 정책은 행하지 않는다.
기울지 않는 땅에 나라를 둔다는 것은, 유덕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는 것이다.
#관자
가정의 법도로 고을을 다스릴 수 없고, 고을의 법도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나라의 법도로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
가정의 법도로 가정을 다스리고, 고을의 법도로 고을을 다스리고, 나라의 법도로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의 법도로 천하를 다스린다.
고을을 다스리면서 같은 성씨(同生)가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그러하면 다른 혈족 출신 사람은 말을 따르지 않는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동향 출신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그러하면 동향 출신이 아닌 사람은 따르지 않는다.
천하를 다스리면서 같은 나라 출신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출신 국가를 차별하면 다른 나라 출신 사람은 따르지 않는다.
하늘과 땅처럼 공평무사하게 할지니, 어찌 사사로움과 편애함이 있을 것인가?
해와 달이 만물을 두루 비추듯이 할지니, 이야말로 군주다운 절도다.
#관자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적절히 쓰는 군주가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천하에 재물이 모자람을 걱정하지 말고, 재물을 (공평하게) 분배할 인물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때에 따라 힘써 할 일(時務)'을 아는 사람은 관리로 세울 수 있고, 사심이 없는 사람은 장관(政)을 맡길 수 있다.
때에 따라 힘써 할 일을 깊이 알고 인물 등용에 밝으며 관리를 적재적소에 잘 기용할 수 있는 사람은 군주로 받들 수 있다.
둔하면 일처리가 뒤처지고, 재물을 쓰는 데 인색하면 친근한 사람을 잃고, 소인을 신임하면 선비를 잃는다.
#관자
오늘의 일을 잘 모르면 옛날을 비추어보고,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하겠거든 과거를 살펴보아라.
만사가 발생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곳으로 귀결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관자
옳은 것을 보면 기뻐하되 분명한 표창이 있어야 하고, 옳지 않은 것을 보면 미워하되 실질적인 제재(刑)가 있어야 한다.
상벌이 보이는 곳에서 실행되면 보이지 않은 곳이라 해도 어찌(其) 감히 함부로 행동하겠는가.
옳은 것을 보고서도 기뻐만 하고 분명한 표창이 없거나, 옳지 않은 것을 보고서도 미워만 하고 눈에 보이는 제재가 없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감화되기를 바랄 수 없다.
사랑과 이익을 후하게 베풀면 백성을 가까이 할 수 있고, 지식과 예절을 밝히면 백성을 교화할 수 있다.
군주가 몸소 실천으로 선도하고, 제도를 정비하여 범법을 예방(閑)하며, 지방에는 수장(師)을 두어 설명하고 이끌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법령으로 거듭 다짐하고 포상으로 권장하며 형벌로 징계(振)해야 한다.
#관자
개발되지 않은 영토는 나의 영토가 아니며, 다스려지지 않는 백성은 나의 백성이 아니다.
무릇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쌓은 공로에 따라 녹을 주는 일을 신중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쌓은 공로가 많은 사람은 많은 녹을 주어야 하고, 쌓은 공로가 적은 사람은 적은 녹을 주어야 하며, 쌓은 공로가 없는 사람은 녹을 주지 말아야 한다.
만일 쌓은 공로가 있는데도 녹을 주지 않으면 민심이 군주를 떠나고, 많은 공로를 쌓았는데도 녹을 적게 주면 백성이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
쌓은 공로가 적은데도 많은 녹을 주면 백성은 속이는 일이 많고, 쌓은 공로가 없는데도 그저 녹만 받아먹으면 백성은 나태해져 요행만 바란다.
그래서 군주를 이반하고 노력을 다하지 않고 속임을 일삼고 요행만을 바라는 이들과는 일을 일으켜도 성공 할 수 없고, 적을 마주해도 목숨을 바치지(用)않는다.
그러므로 “능력에 따라 관직을 주고 등급에 따라 녹을 주는 것이 백성을 다스리는 관건이다” 한 것이다.
#관자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으며, 일생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한 번 심어서 한 번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한 번 심어서 열 배(十獲)를 얻는 것은 나무이며, 한 번 키워서 백 배를 얻는 것은 사람이다.
내가 참으로 인재를 키우면 귀신같이 마음대로 그를 쓸 수 있을 것이니(如神用之), 나라 다스리기를 귀신 같이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군주의 자격(門)이 있다.
#관자
삼본三本 : 나라를 다스리는 세 가지 근본
군주가 살필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대신의) 덕이 그 지위에 맞는지 아닌지,
둘째 공적이 그 녹봉에 맞는지 아닌지,
셋째 능력이 그 관직에 맞는지 아닌지 살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근본은 어지러움을 다스리는 근원이다.
#관자
사고四固 : 네 가지 힘써야 할 일
군주가 신중히 할 바는 네 가지다.
첫째, 지위만 높고 인仁을 시행하지 않는 사람에게 권력을 주면 안 된다.
둘째, 현명한 이를 보고도 양보하지 않는 사람에게 높은 지위를 주면 안 된다.
셋째, 형벌을 행함에서 (군주의) 종친·귀척(親貴)을 피하는 사람에게 병권兵權을 주장하게 하면 안 된다.
넷째, 농사를 좋아하지 않고 땅의 이로움을 개발하는 데 힘쓰지 않으며 부렴賦斂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 도읍都邑을 맡기면 안 된다.
이 네 가지 견고한 것(四固)은 위태로움을 안정시키는 근본이다.
#관자
구패九敗 : 아홉 가지 실패
군비軍備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우세하면 지형이 험한 곳(險阻)을 지키지 않는다.
모두 고르게 사랑하자는 주장이 우세하면 병사가 싸우지 않는다.
생명을 보전하자는 주장이 우세하면 염치廉恥가 확립되지 않는다.
사사로운 논의로 자신을 높이는 주장이 우세하면 윗사람의 명령이 시행되지 않는다.
결탁한 무리가 끼리끼리 해먹자는 주장(群徒比周之說)이 우세하면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구분되지 않는다.
황금·구슬과 재물의 주장이 우세하면 작위와 제복이 미천한 사람에게 미친다.
구경거리와 오락과 완구물玩具物의 주장이 우세하면 간악한 신하가 윗자리에 앉는다.
청탁하고 알현하여 벼슬에 추천하는 (任擧) 주장이 우세하면 (등용의) 표준(繩墨)이 바르지 않게 된다.
아첨과 허물을 은폐하는 주장이 우세하면 교묘하고 말재주를 부리는 사람이 등용된다.
#관자
인위적으로 하지 않아도(無爲) 잘 다스리는 사람은 제왕(帝)의 업을 이룰 수 있고,
억지로 다스리지 않는 사람은 왕도(王)를 이룰 수 있으며,
최선을 다하여 다스리되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패업(覇)을 이룰 수 있다.
스스로를 존귀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은 군주의 도리이고,
벼슬이 높아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 것은 신하의 도리다.
#관자
황금은 재정을 계산하는 척도다.
황금의 이러한 기능을 잘 이해하면 (나라 재정의) 사치와 검소를 이해하고, 사치와 검소를 알면 모든 쓰임이 적절하다.
그러므로 검소함에 치우치면 생산에 손상을 주고, 사치에 치우지면 물자를 낭비한다.
검소함에 치우지면 황금의 가치가 낮아지고, 황금의 가치가 낮아지면 생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생산 활동에 손상이 간다.
사치함에 치우치면 황금의가치가 높아지고, 황금의 가치가 높아지면 물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물자를 낭비한다.
#관자
그러므로 기본 법령이 엄정히 지켜지지 않으면 온갖 잘못들이 들끓는다.
관리들의 임무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교활한 관리들이 들끓는다.
세수 출입의 공문서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약삭빠른 사람이 들끓는다.
형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으면 도적이 들끓는다.
나라의 네 가지 벼리가 무너지면 통치자는 힘을 잃고 위험에 처한다.
이렇게 통치자가 힘이 빠지면 바른 말을 하는 선비가 나오지 않고, 바른 말을 하는 선비가 없으면 나라에는 거짓이 그치지 않는다.
#관자
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보에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우수한 장인을 뽑는 데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우수한 무기를 제작하는 데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용감한 병사를 모집하는 데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정치 교육에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군사 훈련에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천하의 정보를 두루 아는 데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자기 포착과 책략을 밝히는 데 힘써야 하니, 그에 상대할 적이 없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군대를 국경으로 출병하지 않아도, 이 여덟 가지 항목만 갖추고 있으면 상대할 적이 없다.
#관자
(군주는) 반드시 글에 재능이 있고, 무武에 위엄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직책을 익히는 것은 승리의 조건이고, 때(時)를 따르는 것은 승리의 총칙이고, 방책이 변화무쌍함은 승리의 징조다.
의義를 실천하는 것은 승리의 도리고, 명분과 실적은 승리하기 위해 급히 해야 할 바고, 공격의 시기를 선택하는 것은 승리하기 위해 할 일이다.
공격할 곳을 밝게 살피는(察) 것은 승리를 이룰 수 있는 것이고, 병장기를 온전히 갖추는 것은 승리의 근원이 되고, 행동을 은폐하는 것(無象)은 승리의 근본이 된다.
#관자
덕德은 여섯 가지 흥성함(六興)이 있고, 의義는 일곱 가지 실체(七體)가 있고, 예禮는 여덟 가지 상법常法(八經)이 있고, 법法은 다섯 가지 임무(五務)가 있고, 권權은 세 가지 법도(三度)가 있다.
이른바 육흥六興이란 무엇인가?
①밭을 개간하고, 주택을 건설하고, 재배栽培를 강구하고, 사민士民을 권장하고, 농사를 면려하고, 담장·지붕을 수리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민생을 부유하게 한다고 한다.
②잠재된 자원(伏利)을 개발하고, 적체된 물건을 수송하고, 길을 닦고, 관문 시장을 편라하게 하고, 보내며 초청함(將宿)을 신중히 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재물을 수송한다고 한다.
③고인 물을 터 이끌고, 못물을 이용하고, 맴도는 얕은 물을 트고, 진흙이 막힌 곳을 트고, 막힌 것을 소통시키고, 나루와 다리를 신중히 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이익을 남긴다고 한다.
④농지세를 줄이고, 부세를 가볍게 하고, 형벌을 느슨히 하고, 죄과를 사면하고, 작은 과실을 용서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정치를 관대히 한다고 한다.
⑤어른과 노인을 봉양하고, 어린이와 고아를 사랑하고, 홀아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고, 병든 이를 문병하고, 재앙과 초상을 당한 이를 위로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위급함을 구제한다고 한다.
⑥심한 추위에 떠는 이를 입히고, 주리고 목마른 이를 먹이고, 빈한한 이를 구제하고, 피로한 이를 진휼하고, 거덜 난 이를 도와주는 것이니, 이를 일러 곤궁함을 진휼한다고 한다.
#관자
백성이 덕을 알되 아직 의義를 알지 못하면 행실을 밝혀 의로 이끈다.
의에는 칠체七體가 있으니, 칠체란 무엇인가?
①효도·공경·자애·은혜로 부모를 봉양하고,
②공손·경건·성실·신의로 군주를 섬기고,
③중립·정직·친애·화순和順으로 예절을 행하고,
④엄숙·장엄·억제·겸손으로 형륙을 피하고,
⑤세밀한 절약으로 용도를 아껴 기근을 대비하고,
⑥돈후·충성·순박·전일로 화란禍亂을 대비하고,
⑦협조·화목으로 도적을 대비하는 것이니, 무릇 이 일곱 가지는 의의 실체다
#관자
백성이 의를 알되 아직 예를 알지 못하면, 팔경八經을 정비하여 예로 이끈다.
이른바 팔경이란 무엇인가?
①위아래 사이에 예의가 있고,
②귀함과 천함 사이에 분수가 있고,
③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등이 있고,
④가난함과 부유함 사이에 법도가 있다.
무릇 이 여덟 가지는 예禮의 상법常法이다.
따라서 위아래 사이에 예의가 없으면 어지럽고,
귀함과 천함 사이에 분수가 없으면 다투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등이 없으면 배반하고,
가난함과 부유함 사이에 법도가 없으면 절제를 그르친다.
#관자
백성이 예를 알되 아직 임무를 알지 못하면 법령을 반포하여 능력대로 임용한다.
능력대로 임용함에는 다섯 가지 임무가 있다.
다섯 가지 임무란 무엇인가?
①군주는 신하를 가려서 벼슬을 맡기고,
②대부는 벼슬을 맡아서 일을 다스리고,
③관청의 우두머리는 일을 맡아서 직책을 지키고,
④선비는 자신을 수련하며 재주를 연마하고,
⑤서민은 농사짓고 재배하는 것이다.
군주가 신하를 가려서 벼슬을 맡기면 일이 번잡하지 않고,
대부가 벼슬을 맡아서 일을 다스리면 조치함이 때에 맞고,
관청의 우두머리가 일을 맡아서 직책을 지키면 동작이 조화롭고,
선비가 자신을 수련하고 재주를 연마하면 현명한 인재가 되고,
서민이 농사짓고 재배에 힘쓰면 재용이 풍족하다.
#관자
백성이 임무를 알되 아직 권도權度를 알지 못하면 삼도三度를 살펴 행동하게 해야 한다.
이른바 삼도란 무엇인가?
①위로는 하늘의 상서로움을 법도로 삼고,
②아래로는 땅의 마땅함을 법도로 삼고,
③중간으로는 사람의 순응함을 법도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삼도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하늘의 때가 상서롭지 않으면 홍수와 가뭄이 있고, 땅의 도가 마땅하지 않으면 기근이 있고, 사람의 도가 순응하지 않으면 환란이 있다"는 것이다.
#관자
현명한 군주의 임무는 농업을 강화하고, 쓸모없는 사치품 제작을 없애는 데 있다.
그런한 뒤에야 백성을 부유하게 할 수 있다.
현명한 이를 선발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하면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
부세를 줄이고, 백성에게 가혹하게 하지 않으며, 성실과 사랑으로 대하면 백성을 친하게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패왕覇王의 일이다.
일에는 근본이 있는데, 인의仁義가 그 핵심이다.
#관자
귀는 듣는 것인데, 들을 때는 반드시 사실대로 들어야 한다.
들음이 자세한 것을 ‘귀밝음(聽)'이라고 한다.
눈은 보는 것인데, 볼 때는 반드시 사실대로 보아야 한다.
보는 것이 자세한 것을 '밝음(明)'이라고 한다.
마음은 생각하는 것인데, 생각은 반드시 언어의 법칙에 맞아야 하며, 언어가 올바름을 얻는 것을 '지혜(知)'라고 한다.
총명함과 지혜로 오롯이 하고(博), 오롯이 하여 어둡지 않으면 잘 다스릴 수 있다.
잘 다스르면 백성을 이롭게 할 수 있다.
백성을 이롭게 하면 백성은 생산에 힘 쓰고, 백성이 생산에 힘쓰면 나라에 길하다.
듣는 것을 사실대로 자세히 듣지 않으면 귀가 밝지 않은 것이다.
자세히 듣지 않아 귀가 밝지 않으면 착오가 생긴다.
보는 것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밝지 않은 것이다.
자세히 살피지 않아 밝지 않으면 과오를 범한다.
생각함에 마땅함을 얻지 못하면 지혜롭지 않은 것이다.
마땅함을 얻지 못해 지혜롭지 않으면 어두워진다.
착오와 과오를 범해 어두워지면 근심하고 근심하면 번거로워지고, 일이 번거로워지면 잘못된 다스림의 원인이 된다.
#관자
성인이 마음을 쓸 때는 두텁고 넓어서 광대하고 원만하며, 숨겨진 듯 그 문을 찾기 어렵고, 뒤섞이고 엉킨 실 같고, 굽이굽이 이어진 흔적에 조리가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알려주고,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을 주고, 용감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고, 고귀함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고귀함을 준다.
고귀함을 얻고자 할 때 내가 고귀하게 해주니 사람들은 나를 예禮가 있는 사람이라 말하며, 용기를 원할 때 용기를 주니 사람들은 나를 공경심이 많다고 말하며, 이익을 얻고자 할 때 내가 이익을 주니 사람들은 나를 어질다고 말하며, 알고자 할 때 내가 알려주니 사람들은 나를 총명(愍)하다고 말한다.
경계하고 경계하여 은밀한 곳에서도 경계해야 한다.
행동은 심사숙고해야 하나 사람들이 모두 알게 할 필요는 없고, 뜻하지 않게 닥쳐올 일은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한다.
남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어짊(仁)이라 하고, 남을 속이지 못하는 것은 지혜(智)라 한다.
이미 지혜롭고 또 어질면 이를 일러 완전한 사람(成人)이라 한다.
#관자
(지위가) 낮은 사람은 본래 존귀한 사람을 섬기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본래 현명한 사람을 섬긴다.
존귀한 사람이 존귀할 수 있는 까닭은 존귀함으로 천한 사람을 섬겼기 때문이고, 현명한 사람이 현명할 수 있는 까닭은 현명함으로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섬겼기 때문이다.
추함은 아름다움을 가능하게 해주는 바탕(充)이고, 천함은 존귀함을 가능하게 해주는 바탕이며, 미천함은 고귀함을 가능하게 해주는 바탕이다.
그러므로 선왕은 이것들을 귀중하게 여겼다.
#관자
무릇 사람에게는 세 가지 명분이 있는데, 잘 다스리고자 함(治)과 (뒤지는 것에 대한) 수치심(恥)과 부지런히 일하고자 함(事)이 그것이다.
일에는 두 가지 명분이 있는데, 바르게 함(正)과 잘 살피는 것(察)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에 능하면 천하를 다스린다(五者而天下治矣).
명분이 바르면 다스리고,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어지럽고, 명분이 없으면 망한다.
그러므로 선왕은 명분을 중시했다.
#관자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 가운데 명령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명령이 중시되면 군주가 존엄하고, 군주가 존엄하면 나라가 안정된다.
그러나 명령이 경시되면 군주가 미약하고, 군주가 미약하면 나라가 위태롭다.
그러므로 나라를 안정되게 하는 것은 군주를 존엄하게 하는 데 있고, 군주를 존엄하게 하는 것은 명령을 시행하는 데 있으며, 명령을 시행하는 것은 형벌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데 있다.
형벌이 엄격하고 명령이 시행되면 모든 관리가 두려워하나, 형벌이 엄격하지 않고 명령이 시행되지 않으면 모든 관리가 희희낙락거린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백성을 다스릴 때 그 근본이 명령보다 중요한 것이 없음을 잘 안다.
그러므로 “명령을 함부로 삭제한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명령을 함부로 첨가한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명령을 시행하지 않는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명령을 지연시키는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고 한다.
이 다섯 가지는 용서하지 않고 사형에 처하며 오직 명령대로 한다.
그러므로 "명령이 중시되면 신하와 백성이 두려워한다"하는 것이다.
#관자
영토가 광활하고 나라가 부유하며, 인구가 많고 병력이 강한 것이 패업覇業과 왕업王業의 근본이다.
그러나 이것은 또 위태로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천도天道가 빨리 변하고 인심이 빨리 변하기 때문이다.
천도의 변화란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되돌아가고, 성하면 다시 쇠퇴하는 것이다.
인심의 변화란 여유가 있으면 교만하고, 교만하면 나태해지는 것이다.
교만이란 제후에 대해 교만한 것이니, 제후에 대해 교만하면 밖으로 제후를 잃는다.
나태하면 백성이 나라 안에서 난을 일으킨다.
밖으로 제후를 잃고 안으로 백성이 난을 일으키는 것은 천도니, 이는 위급한 때다.
#관자
무릇 선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도구는 세 가지(三器)이고, (나라가) 공격받아 훼손당하는 것은 여섯 가지(六攻)이다.
현명한 왕은 그 여섯 가지 공격을 이겨내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도구) 세 가지에 더 보태지 않아도 저절로 나라를 소유하고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다.
용렬庸劣하고 어리석은 왕은 그 여섯 가지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도구) 세 가지보다 많아도 천하를 소유하지 못하고 망한다.
세 가지 도구(三器란) 무엇인가?
①명령(號令), ②형벌, 그리고 ③녹봉과 상(祿賞)이다.
여섯 가지 공격(六攻)이란 무엇인가?
①친족(親), ②귀척貴戚 ,③재물(貨), ④여색(色), ⑤아첨하는 신하, ⑥진귀한 물건을 좋아하는 것(玩好)이다.
#관자
군대가 출병하는 날에 나라가 빈곤하면 결코 전쟁에 승리하지 못하고, 승리하더라도 사상자가 많으며 땅을 얻더라도 나라가 파괴된다.
이 네 가지는 군대를 운용할 때 생기는 재앙이다.
#관자
군대가 출병하는 날에 나라 안이 빈곤하지 않는 것은 작전을 계획함이 적절하기 때문이고, 싸워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법도가 세밀하기 때문이고, 승리하되 사상자가 나지 않는 것은 잘 훈련되고 병장기가 날카로워 적군이 감히 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땅을 얻어도 나라가 파괴되지 않는 것은 그 백성이 순응하기 때문이다.
그 백성이 순응하면 호령이 잘 발휘되고, 잘 훈련되고 병장기가 날카로우면 승리할 기회가 있고, 법도가 세밀하면 (장수와 병졸들이) 지키고, 작전이 치밀하면 (승부를) 예견한다.
군중을 다스리는 데 책략이 있고 적군에게 승리하는 데 규칙이 있으니, 책략을 살펴서 이치를 알고, 병장기를 살펴서 승리하고, 이치에 밝혀서 적에게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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