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왕조들은 정교政敎가 같지 않으니 어느 조대를 본보기로 삼아야 합니까? 


제왕은 과거의 것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니 누구의 예를 따라야 합니까? 


복희씨와 신농씨는 백성들을 교화하되 벌하여 죽이지 않았고, 

황제와 요순은 벌하여 죽이는 일은 했으되 과도하게 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에 이르러 각기 시세에 맞춰 법을 만들고, 사리에 근거해 예를 정했습니다. 


예와 법은 시세에 맞춰 확정하고, 
제도와 명령은 각기 관련 사안에 부합하고, 
무기와 정비는 각기 쓰기에 편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이 말하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를 이롭게 하는 데는 반드시 옛날을 본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한 것입니다.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무왕의 왕업은 옛 법을 준수하지 않았기에 흥성할 수 있었고, 


하나라와 은나라의 패망은 예제를 바꾸지 않았기에 그리된 것입니다. 


옛 법을 반대하는 자를 반드시 비난할 것도 없고, 


옛 예제를 준수하는 자를 크게 잘 한다고 칭찬할 것도 없습니다.

#상군서 #상앙


고관은 녹봉이 많은 만큼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 


빈둥대며 놀고먹는 자가 많으면 농사를 해치게 된다. 


놀고먹는 자의 숫자에 따라 부세를 징수하고, 부역을 가중시킨다. 


그러면 고관세족은 식객을 많이 거둘 수 없고, 간사한 재주로 이리저리 유세하면서 게으름 피는 자는 먹고살 길이 없게 된다. 


백성이 먹고살 길이 없게 되면 반드시 농사를 짓는다. 


백성이 농사를 지으면 황무지는 반드시 개간된다.

#상군서 #상앙


무릇 군주가 백성을 격려하는 수단은 관작官爵이고, 


나라가 흥성하는 길은 농사를 지으며 싸우는 농전農戰이다. 


지금 백성들이 관직과 작위를 얻는 것이 모두 농전의 실적에 근거하지 않고 간교한 언변인 교언巧言과 유가 학설처럼 공허한 도리인 허도虛道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백성에 교언허도를 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백성에게 교언허도를 권하면 나라는 반드시 힘이 없어지고, 힘이 없어지면 나라는 반드시 쇠약해진다.

#상군서 #상앙


성인은 치국의 요체를 알고 있다. 


백성들로 하여금 기꺼이 농사짓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는 이유다. 


마음이 농사짓는 쪽으로 되돌아 오면 백성은 순박해져 바로잡을 수 있다. 


성실한 까닭에 부리기 쉽고, 유사시 그들을 앞세워 적의 침공을 막을 수 있다. 


백성이 농전에 전적으로 매진하면 상벌을 이용해 나아가게 할 수 있고, 다른 나라와 싸울 때 활용할 수 있다. 


백성이 군주를 친근하게 여기고 법령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그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농사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백성이 쓰일 수 없는 것은 

간교한 언변으로 유세하는 자들이 군주를 모시면서 자신의 지위를 높일 수 있고, 


상인이 집안을 부유하게 할 수 있고, 


수공업자들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이들 3가지 직업의 쉽고도 유익한 점을 보면 반드시 농사를 피한다.

#상군서 #상앙


나라가 1년 동안 농전 한 가지만 전념하면 10년 동안 강성하고, 


10년 동안 농전 한 가지만 전념하면 1백 년 동안 강성하고, 


1백 년 동안 농전 한 가지만 전념하면 1천 년 동안 강성한다. 


1천 년 동안 강성한 나라는 천하를 호령하는 왕국王國이 된다. 


군주는 상벌을 제정해 백성들이 농전 한 가지만 전념하도록 하는 가르침을 널리 펴야 한다. 


군주의 가르침에 일관성이 있고 정사 또한 커다란 성과를 거두는 배경이다.

#상군서 #상앙


나라가 부유한데도 국고를 계속 채우면서 부유한 백성의 부를 덜어내는 이른바 빈치貧治의 방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이는 기존의 부에 새로운 부를 보태는 중부重富를 실현하는 것이다. 


‘중부'를 실현하는 나라는 강해진다. 


그러나 나라가 가난한데도 국고를 비우면서 부유한 백성을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부치富治의 방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이는 빈궁에 빈궁을 보태는 중빈重貧을 자초하는 것이다. 


'중빈'을 자초하는 나라는 쇠약해진다.

#상군서 #상앙


이들 3가지 직종이 만들어내는 일 가운데 나라를 좀먹는 6가지 일인 이른바 6슬六蝨이 있다. 


농업을 해치는 것은 연말에 여분의 양식을 마련한 후 손님을 초대하는 세찬歲饌과 

둘째 진탕 먹고 마시는 식탐食貪이다. 


상업을 해치는 것은 화려하게 치장하는 미장美裝과 

진기한 물건을 추구하는 호기好奇이다. 


관직을 해치는 것은 소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약지弱志와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 관행慣行이 그것이다. 


나라를 좀먹는 이들 ‘6슬'이 3가지 직종에 달라붙어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쇠약해진다.

#상군서 #상앙


벌을 무겁게 하고 상을 가볍게 하는 중벌경상重罰輕賞은 군주가 백성을 아끼는 것이다. 


그래야 백성이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상을 남발하고 법을 가볍게 하는 다상경벌多賞輕罰은 군주가 백성을 아끼는게 아니다. 


그리하면 백성은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는다. 


흥성한 나라가 형벌을 시행하면 백성은 군주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군주를 경외하고, 포상을 시행하면 군주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군주를 경애한다. 


그러나 나라가 실력도 없으면서 교지巧智를 즐겨 사용하면 반드시 멸망한다. 


겁이 많은 백성을 형벌로 부리면 반드시 용감해지고, 용감한 백성을 포상으로 부리면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겁이 많은 백성이 용감해지고 용감한 백성이 목숨을 바쳐 나라에 적수가 없게 되면 그 나라는 강해진다. 


강하면 반드시 천하를 호령하는 왕자가 된다. 


가난한 자를 형벌로 부리면 부유해지고, 부유한 자를 포상으로 부리면 부가 덜어진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가난한 자를 부유하게 하고 부유한 자의 부를 덜어낼 수 있으면 나라는 국력이 쌓이고, 국력이 쌓인 나라는 마침내 천하를 호령하는 왕자가 된다. 



왕자가 다스리는 왕국王國은 형벌이 9할이고 포상이 1할이다. 


강자가 다스리는 강국彊國은 형벌이 7할이고 포상이 3할이다.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는 자가 다스리는 삭국削國은 형벌이 5할이고 포상이 5할이다.

#상군서 #상앙


형벌을 사용해 형벌을 없애는 이른바 이형거형以刑去刑을 행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형벌을 사용해 형벌을 자초하는 이형치형以刑致刑을 행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말하기를, 

“형벌을 시행할 때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 무거운 형벌을 적용하면 형벌이 사라지고, 일이 이뤄지고, 나라는 강해진다. 


무거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 무거운 형벌을 적용하고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 가벼운 형벌을 적용하면 형벌이 계속 사용되고, 사달이 나고, 나라는 쇠약해진다"고 하는 것이다. 


형벌은 국력은 낳고, 

국력은 강대함을 낳고, 

강대함은 위세를 낳고, 

위세는 은혜를 낳는다. 


은혜는 국력에서 나오는 셈이다. 


국력을 숭상해야 전쟁에서 용감하게 적과 싸울 수 있고,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지혜와 책략이 백출하게 된다.

#상군서 #상앙


강한 나라는 13가지 종류의 숫자를 정확히 알고 있다. 


나라 안에 있는 식량창고의 수, 

총인구의 수, 

장년의 남자 수, 

장년의 여자 수, 

노인의 수, 

신체 허약한 사람의 수, 

관원의 수, 

선비의 수, 

언변으로 먹고사는 자의 수, 

본업인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의 수, 

말의 수, 

소의 수, 

꼴의 수가 그것이다. 


강국을 만들고자 하면서 자기 나라의 이들 13가지 숫자를 알지 못 하면 설령 국토가 비옥하고 인구가 많을지라도 나라는 갈수록 쇠약해지고, 영토 또한 깎인다.

#상군서 #상앙


백성이 용감하면 그들이 바라는 작록으로 그 용기를 포상하고, 


백성이 겁을 내면 그들이 꺼리는 형벌로 그것을 제거한다. 


겁 많은 백성은 형벌을 사용해 부리면 용감해지고, 


용감한 백성은 상을 이용해 부리면 목숨을 바친다. 


겁 많은 백성이 용감해지고 용감한 백성이 목숨을 바치면 국가는 적수가 없어지고 반드시 천하를 호령하는 왕국이 된다.

#상군서 #상앙


『시』와 『서』를 익히고 담론하는 선비를 발탁하면 백성들은 학문을 배우기 위해 외지로 나가고, 군주를 가벼이 여긴다. 


숨어사는 선비를 발탁하면 백성들은 조정에서 멀어지고, 군주를 비방한다. 


용맹을 떨치는 무사를 발탁하면 백성들은 심지가 강해지고, 금령을 가벼이 여긴다. 


수공업자를 발탁하면 백성들은 경솔해지고, 이주하는 것을 쉽게 여긴다. 


상인이 손쉬운 방법으로 이익을 얻으면 사람들은 그들에게 의지하며, 군주를 비난한다. 


이들 5부류의 사람들이 나라의 등용 대상이 되면 농지는 황폐해지고, 병력은 쇠약해진다. 


명리를 얻는 자들을 보면 


담론을 즐기는 선비는 입, 


숨어 사는 선비는 지조, 


용감한 무사는 용기, 


수공업자는 손, 


상인은 몸뚱이에 기본 자산이 있다. 


이들에게 천하는 바로 자신의 집과 같다. 


몸에 기본 자산을 달고 다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몸 자체가 기본 자산인 까닭에 외지의 그 어떤 곳에 갈지라도 세력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 


이처럼 몸에 기본 자산을 달고 다니며 천하를 집으로 삼는 자는 요순도 다루기 힘들어 했다. 


탕왕과 무왕은 그런 행위를 금한 까닭에 공명을 이룰 수 있었다. 


성인은 세상 사람들이 쉽게 여기는 것으로 어렵게 여기는 것을 이긴 게 아니라, 
사람들이 어렵게 여기는 것으로 쉽게 여기는 것을 이겼다.

#상군서 #상앙


성인은 옛것을 모범으로 삼지 않고, 


오늘의 것을 고수하지 않는다. 


옛것을 모범으로 삼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늘의 것을 고수하면 면면히 흘러가는 시대의 추세와 단절된다. 


주나라는 은나라를 모범으로 삼지 않았고, 


하나라는 순임금이 다스린 우虞나라를 좇지 않았다.

#상군서 #상앙


무릇 백성들이 잘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군주가 비열한 행위를 방임하기 때문이다. 


법령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군주가 혼란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명군은 비열한 행위를 방임하지 않고 혼란을 조장하지 않는다. 


권력과 위엄을 장악해 보위를 지키고 법령을 세워 백성을 다스리는 까닭에 간사한 짓을 잘 알 수 있고, 
관원들 내에도 간사한 짓이 빚어지지 않는다. 


또한 상벌이 엄정히 시행되고, 
생산되는 기물과 용구 또한 정해진 법도에 맞는다. 


나라의 제도가 분명하고, 
민력이 충분히 사용되고, 
군주가 내리는 작위가 존귀하고, 
여러 부류의 인재가 두루 활용되는 배경이다. 


#상군서 #상앙


군사를 일으켜 재능있는 사람이 절로 용맹하게 만든다는 것은 논공論功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논공이 분명하면 백성들이 전력을 다하고, 백성이 전력을 다하면 재능 있는 사람이 절로 용맹해진다. 


행상行賞을 통해 군사를 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작록의 수여를 뜻한다. 


작록은 군사 운용에서 매우 실효적인 것이다. 


군주가 작록을 수여할 때는 공정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면 나라는 날로 강해지고, 그렇지 못 하면 나라는 날로 쇠약해진다. 


작록을 수여할 때 적용하는 이 원칙은 국가존망의 계기인 존망지기存亡之機에 해당한다. 


대개 영토가 깎이는 나라와 망국의 군주는 작록을 포상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작록을 수여하는 원칙이 크게 잘못됐다. 


3왕과 춘추오패는 군가존망의 계기로 오직 작록만 사용했지만 다른 군주들보다 1만 배의 공적을 이뤘다. 


작록을 포상하는 원칙이 공정했기 때문이다. 


명군이 신하를 부릴 때는 반드시 그들의 노고에 따라 임용하고 전공戰功에 따라 포상한다. 


전공에 따라 포상하는 원칙이 명확하면 백성들은 다퉈 전공을 세우고자 한다. 


나라를 다스릴 때 백성들이 전심전력으로 다퉈 전공을 세우고자 하면 그 군대는 반드시 강해진다.

#상군서 #상앙


당초 지위가 같던 사람이 상대를 노비로 부리게 되는 것은 빈부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당초 재력이 같던 나라가 상대국을 합병하는 것은 강약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똑같이 영토를 보유해 군주 노릇을 하지만 어떤 자는 강하고 어떤 자는 약하다. 


이는 나라를 잘 다스리고 못 다스리는 차이로 인한 것이다. 


만일 치국과 처세의 도를 터득하면 사방 1리의 좁은 땅일지라도 몸을 맡길 수 있고, 재능 있는 선비와 일반 백성을 불러올 수 있다. 


심지어 구차하게 저잣거리에서 몸을 맡길지라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상군서 #상앙


명군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오직 실적이 있는 사람에게 작위를 수여하는 것이다. 


실적이 있는 사람에게 작위를 수여하면 그들을 영예롭게 만들고 높은 지위에 앉히는 셈이 된다. 


백성들은 작위가 영예롭지 않으면 백성들은 작위 수여를 간절히 바라지 않고, 작위가 높지 않으면 추구하지 않게 된다. 


작위가 쉽게 얻어지면 백성들은 군주가 내리는 작위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작록의 포상이 정당한 경로를 거치지 않으면 백성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작위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좋아하고 싫어하는 호오好惡가 있다. 


백성들을 능히 다스릴 수 있는 이유다. 


군주는 백성들의 ‘호오'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백성들의 '호오'는 상벌의 기초가 된다. 


무릇 인정人情이란 작록을 좋아하고 형벌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군주는 작록과 형벌 두 가지를 설치한 뒤 민지民志를 통제하고 민원民願을 이루도록 격려해야 한다. 


백성들이 힘을 다하면 작위가 따르고, 전공을 세우면 포상이 따드도록 한다. 


군주는 자신의 백성들이 이런 포상의 원칙을 마치 밝은 해와 달처럼 신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그 군사는 곧 천하무적이 된다.

#상군서 #상앙


3군의 각 부대가 서로 왕래하지 못 하도록 엄하게 단속해야 한다. 


장년의 남자가 장년의 여자 부대를 왕래하면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이내 간사한 자가 함부로 음란한 짓을 꾀하게 된다. 


이러면 나라가 패망한다. 


남녀가 같이 있기를 좋아하면 그들은 이른 시일 내에 전투가 일어날까 두려워하고, 용감한 병사조차 싸우지 않게 된다. 


장년의 남자와 장년의 여자가 노약자 부대를 왕래하면 늙은 병사는 장년의 남녀를 슬프게 하고, 
허약한 병사는 건장한 병사를 연민에 빠지게 만든다. 


슬퍼하고 연민하는 비련지심悲憐之心이 있으면 용감한 병사조차 싸우려던 생각을 바꾸고, 
겁이 많은 병사는 아예 싸우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말하기를, “3군이 서로 다른 부대를 왕래하지 못 하도록 엄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방어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상군서 #상앙


무릇 포상은 격려를 위한 문치文治의 수단이고, 


형벌은 간사한 짓을 금하기 위한 무치武治의 수단이다. 


문치와 무치는 법치法治의 요체이다. 


명군은 법을 믿고 사용한다. 


명군이 남에게 가려지지 않는 것을 일컬어 명明, 


기만을 당하지 않는 것을 찰察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은 후하면서 신뢰성이 있어야 하고, 

형벌은 엄중하면서도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 


포상할 때 관계가 소원한 사람들을 빠뜨리지 않는 부실소원不失疏遠을 행하고, 


형벌을 내릴 때 친근한 사람을 피하지 않는 불위친근不違親近을 행해야 한다. 


신하가 군주를 덮어 가리지 않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속이지 않는 이유다.

#상군서 #상앙


세상의 위정자는 대부분 법을 버리고 사사로운 의론을 신임한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유다. 


옛 제왕이 무게를 재는 저울을 제정하고, 길이를 재는 자를 확립했다. 


오늘날에도 이를 본받는 것은 그 표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저울을 버려둔 채 무게를 가늠하고 자를 버려둔 채 길이을 추측하는 것은 설령 정확히 알아맞힐지라도 상인이 취하지 않는다. 


늘 정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나라의 저울에 해당하는 것으로 법도를 어기고 사사로운 의론을 신임하는 것은 일의 유사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법을 판단기준으로 사용치 않고도 능히 지혜롭고, 유능하고, 현명하고, 불초한 자를 정확히 구분해 평할 수 있었던 사람은 요임금뿐이다. 


세상의 군주가 모두 요임금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상군서 #상앙


속담에 이르기를, “좀벌레가 많으면 나무가 꺾이고, 틈이 크면 담이 무너진다"고 했다. 


대신들이 사리를 다투고 백성을 돌보지 않으면 백성은 군주로부터 떠나게 된다. 


백성이 군주를 떠나는 것이 나라의 ‘틈'이다. 


녹을 받아먹는 관원이 아랫사람들의 사정은 덮어두고 백성을 착취하는 것이 백성들의 '좀벌레'이다. 


'틈'과 '좀벌레'가 생기고도 망하지 않는 나라는 천하에 극히 드물다. 


명군은 법을 믿고 사용하며 사익을 제거하는 까닭에 그 나라에는 '틈'과 '좀벌레'가 없다.

#상군서 #상앙


성인은 나라를 다스릴 때 포상을 통일시키고, 형벌을 통일시키고, 교화를 통일시켰다. 


포상을 전공 한 가지에서만 나오도록 통일하면 군대는 천하무적이 된다. 


형벌을 통일하면 군주의 명령이 철저히 시행된다. 


교화를 통일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믿고 따른다. 


공명公明한 포상은 재물을 허비하지 않고, 


엄명嚴明한 형벌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간명簡明한 교화는 백성들의 풍속을 억지로 바꾸지 않는다. 


백성들 모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까닭에 나라에는 기이한 풍속이 없다. 


공명한 포상이 더욱 발전하면 포상이 아예 필요없게 된다. 


엄명한 형벌이 더욱 발전하면 형벌이 아예 필요없게 된다. 


간명한 교화가 더욱 발전하면 교화가 아예 필요없게 된다.

#상군서 #상앙


전쟁을 통해 전쟁을 제거하는 이전거전以戰去戰이 가능하면 전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살인으로 살인을 제거하는 이살거살以殺去殺이 가능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도 가능하다. 


형벌로 형벌을 제거하는 이형거형以刑去刑이 가능하면 형벌을 가중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군서 #상앙


옛날 천하를 제어할 수 있었던 자는 반드시 먼저 자신의 백성부터 제압했고, 
강적을 이길 수 있었던 자 역시 반드시 먼저 자신의 백성부터 이겼다. 


자신의 백성을 이기는 근본은 백성을 의도한 바대로 통제하는 데 있다. 


이는 마치 제련공이 쇠를 다루고 도공이 흙을 다루는 것과 같다. 


근본이 견고하지 못 하면 백성은 새나 짐승과 같게 된다. 


그 누가 이들을 제어할 수 있겠는가? 

백성을 통제하는 근본은 법이다. 


나라를 잘 다스리는 자는 법으로 백성을 단속한다. 


명성이 높아지고 영토가 넓어지는 이유다.

#상군서 #상앙


첫째, 눈을 부릅뜨고 팔을 걷어붙이며 무용담을 늘어놓는 자가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현란한 언변을 구사하는 자가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셋째, 오랜 세월 권문세족을 위해 일한 자가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만일 군주가 이들 3부류의 인간을 존중해 전공이 없는데도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하면 백성들은 농전을 버리고 이런 일을 하고자 할 것이다. 


혹자는 공리공담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혹자는 아첨을 무기로 군주의 총애를 받는 고관을 섬기면서 사리를 추구하고, 


혹자는 용맹을 내세워 사리를 다투게 된다. 


결국 농전에 종사하는 백성이 날로 줄어들고, 외지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먹고사는 자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상군서 #상앙


군주가 붕당의 무리 가운데 1명을 발탁하면 백성들은 군주를 외면한 채 권세가와 사적인 교제를 맺으려든다. 


백성들이 군주를 외면하고 권세가와 사적인 교체를 맺으면 이내 군주는 약하고 신하는 강한 군약신강君弱臣强의 상황이 빚어진다. 


군주가 ‘군약신강'의 배경을 제대로 살피지 못 하면 설령 열국 제후들의 침공을 받지 않을지라도 반드시 백성들의 겁박劫迫을 받게 된다.

#상군서 #상앙


선왕은 백성들로 하여금 적이 휘두르는 창검의 날을 밟고 자신에게 날아드는 시석矢石을 무릅쓰고 싸우게 했다. 


그 백성들이 진심으로 원해 그러했겠는가? 


아니다. 


백성들이 계속 서로 본받아가며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그리함으로써 참전하지 않은 데 따른 형벌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건대 신민을 향한 교령敎令은 

‘백성들 가운데 이익을 얻고자 하는 자는 경작을 하지 않으면 이익을 얻을 길이 없고, 


형벌을 피하고자 하는 자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형벌을 면할 길이 없다'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상군서 #상앙


'THE BOOK > 서가 속 영혼의 목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없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3) 2017.09.23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2) 2017.08.25
귀곡자  (0) 2017.07.14
연애론 / 스탕달  (0) 2017.07.07
도덕경 / 노자  (2) 2017.06.17
Posted by 㗢동죽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