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아리랑을 처음 읽게 된 시기는 2000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용은 잊어만 갔지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건 내용을 읽으면서 솟구치는 '호기심'이었다.

그 호기심이란 이런 것이었다.

첫째, 우당 이회영 선생은 누구일까?

둘째, 우당 선생님이 따른 '아니키즘'은 무엇일까?

셋째, 약산 김원봉은 누구일까?

넷째, 약산이 이끈 '의열단'은 무엇일까?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입장에서 이 호기심의 대상들은 한번도 본적도 없고, 들었던 적도 없었다.

이 작은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하나하나 찾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이, 이 호기심이, 이 궁금증이  철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역사로의 진입을 이끌었다.

그래서 소설가 조정래의 아리랑은 어쩌면 스승 같은 존재이다.

소설를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소설보다 더 수준 높은 독서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에는 우당 이회영 선생도, 아니키즘도, 약산 김원봉도, 의열단도 많은 분들이 알게 되었다.

적어도 과거 이들의 정보조차 전혀 없었던 나에게는 반가울 뿐이다.

왜냐하면 그 정보들이 schema-배경지식-가 되어 읽는다면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노선과 인물들의 성격을 과거의 나보다는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 아리랑의 배경무대인 김제에는 '아리랑문학관'과 '아리랑문학마을'이 있다.

이 두 곳을 가본다면 다시 한 번, 이 책 '아리랑'을 다시 펴보고 싶을 것이다.

18년이 지나 다시 읽은 나처럼 말이다.

Posted by 㗢동죽竹
,

숫타니파타를 처음 접하게 되는 가장 큰 구절은 아마도 공지영 작가님이 쓰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소설의 제목 때문이 아닐까?

아니면 SNS나 인터넷 혹은 몇 분들의 개인 블로그나 감성이 충만한 분들이 올리거나 읊는 하나의 시 때문이 아닐까?

그 시는 이것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아름다운 시 아니 불경이 숫타니파타 속에 있다.

나는 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시 덕분에 숫타니파타를 읽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숫타니파타를 읽게 되면서 놀라움을 갖게 되는 요인은

첫째, 불교 경전이 아니라 하나의 시집이다.

詩(시 시)는 言(말씀 언)과 寺(절 사)로 구성되어 있다.

어쩌면 숫타니파타와 같은 이러한 불교 경전으로 인해 '시'라는 글자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둘째, 초기 경전의 단순함과 순수함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씀이 군더더기 없이 녹아들어 있다는 말이다.

시간의 흐름에 의해 여러 사람들의 사견들이 덕지덕지 붙기 마련이지만, 이 숫타니파타는 주제가 단순하다.

그래서 순수하다.

셋째, 경전의 한글화이다.

보통 경전이라 함은 한문으로 쓰여져 있다.

따라서 의미나 뜻을 모르는 체 주구장창 목탁 치며 읊어댄다.

물론 의미 전달을 쉽게 하기 위해 노력하신 법정 스님이나 몇몇의 다른 분들-전재성 님-의 덕분이다.

 

이 아름다운 시를, 순수한 경전을 우리 독자들은 한글로 쉽게 더 많은 불교 경전을 알아야 된다.

그래서 알아듣지 못 하는 불경 따위 읊어대는 불교의 방식을 많이 비판한다.

물론 경전의 불교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하지만 유심히 읽어보면 아직도 어려운 단어, 알 수 없는 단어가 많다.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등등.

 

이러한 접근이 쉽지 않은 아쉬움이 많기에 이 '숫타니파타'라는 책은 각별하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너무나도 배울 점 많은 불교의 핵심교리가 고스란히 스며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㗢동죽竹
,

이 책의 의의는 지은이가 의열단 단장인 약산 김원봉에게 직접 들은 후 썼다는 점이다.

지은이는 박태원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과 '천변풍경' 등을 쓴 소설가이다.

이 소설가 박태원이 해방 후 귀국한 약산 김원봉을 만나 의열단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와 유자명이 쓴 '의열단간사' 그리고 의열단원들의 편지와 신문기사를 참고해서 썼다고 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인터뷰가 중요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의열단 자체가 워낙 비밀을 요구하기 때문에 많은 자료가 부족한 점이다.

따라서 김산이 말하고 님웨일즈가 쓴 아리랑이나 단원들이 이야기 한 의열단의 이야기는 어쩌면 파편적인 정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단체의 지도자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야말로 진정한 정보의 고급성 아닐까?

의열단을 직접 만들고, 직접 계획하고, 직접 행동한 약산 김원봉의 이야기를 토대로 썼다는 점, 이 하나만으로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약산과 의열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말이다.

 

'THE BOOK > 서가 속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리랑 / 조정래  (0) 2019.02.02
숫타니파타  (0) 2019.01.30
중국의 붉은 별 / 에드거 스노  (0) 2019.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0) 2017.01.15
아리랑 / 님 웨일즈  (0) 2014.09.13
Posted by 㗢동죽竹
,

사실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은 그의 부인인 님웨일즈가 쓴 '아리랑'에 의해서 알게 되었고, 읽게 되었다.

즉, 중국의 지도자보다는 항일 혁명가들의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 중국의 붉은 별은 중국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투쟁 속에서 그 누구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들을 맨 처음 찾아가고, 맨 처음 인터뷰했으며, 맨 처음 관찰한 것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지금은 중국 공산당의 역사에 많은 부분이 알려졌지만, 작가인 에드거 스노가 쓰기 전에는 그들의 기록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 그리고 지도부에 대한 맨 처음, 시초, 시작 등으로 보면 된다.

 

내용에 대해서 특히 흥미를 갖게 하는 건, 모택동이나 주은래 등 지도부들의 주민에 대한 자세이다.

마치 탈권위의 실증 그 자체인 모습이 곳곳에 드러난다.

옆집 아저씨나 동네 형과 같은 모습으로 주민들 혹은 나이 어린 병사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는 모습이 적어도 나에겐 강력한 흥미를 주었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에 의해서 중국민들의 지지와 호감을 얻었을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중국 공산당의 파편적 지식은 모택동의 독재적인 모습이었다면, 이 책 중국의 붉은 별은 탈권위적 평등 사회 그리고 초기 조직의 순수함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평등과 순수함만으로 이 책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THE BOOK > 서가 속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타니파타  (0) 2019.01.30
약산과 의열단 / 박태원  (0) 2019.01.19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0) 2017.01.15
아리랑 / 님 웨일즈  (0) 2014.09.13
와주테이의 박쥐들 / 이동형  (0) 2014.09.08
Posted by 㗢동죽竹
,


아마도 이 책의 주인공들이 낯익은 이유는 전편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때문일 것이다.
또한 TV 드라마로 방송되었기에 더 사람들의 인식에 각인되었을지 모른다.
이 책은 전편과 같이 여성으로서 남성-가정형편 상 남동생의 삶을 산다-의 삶을 선택한 김윤희와 윤희가 사랑한 이선준 그리고 두 사형인 문재신과 구용하가 주인공이다.
이들이 성균관 생활을 마치고 규장각 각신의 공직을 맡으면서의 이야기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웃음을 짓게 만든다.

남성과 여성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꿋꿋하고 때론 부드러운 김윤희의 하루하루가 궁금한 독자들은 한 장 한 장 넘기는 책 사이에서 윤희와 그의 동료들의 유쾌한 사건들로 미소만 가득한 자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정은궐 #규장각각신들의나날

'THE BOOK > 서가 속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산과 의열단 / 박태원  (0) 2019.01.19
중국의 붉은 별 / 에드거 스노  (0) 2019.01.16
아리랑 / 님 웨일즈  (0) 2014.09.13
와주테이의 박쥐들 / 이동형  (0) 2014.09.08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  (0) 2014.08.27
Posted by 㗢동죽竹
,

우리가 독립운동단체 중 의열단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각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 '아리랑'이다.

나 또한 김산-장지락-이라는 인물보다는 의열단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 찾아낸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원인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김산-장지락-, 김충창-김성숙-, 오성륜이다.

그러나 주된 주인공은 김산이다.

이 주인공 김산의 독립운동이력 중 하나가 의열단원으로, 비밀리 조직되고 비밀리 활동했던 의열단의 이야기를 알기에는 충분한 책이라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이 책의 최초 접근성인 의열단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것보다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운동가의 삶이다.

김산, 신흥무관학교를 거치고 의열단을 활동했으며, 중국 광주 봉기의 참여와 중국공산당의 활동 그리고 끊임없는 주인공의 좌절이 읽은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든다.

 

처음 읽기 전 아리랑의 책 선택이 의열단이었다면, 읽은 후 선택은 좌절로 점철된 김산의 삶이다.

그의 고통어린 삶을 통해 그 시절의 독립운동가의 구체적 좌절과 절망을 가늠해보고 싶다면 이 책 '아리랑'을 권하고 싶다.

Posted by 㗢동죽竹
,


 

와주테이는 輪中堤(윤중제)의 일본어 발음이며, 이 책에서 의미하는 건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를 의미한다.

그리고 박쥐가 비유하는 건 '변절'이다.

따라서 국회의사당 혹은 더 넓게 여의도에 있는 변절자의 이야기로 채워진 책이라고 보면 맞다.

 

작가 이동형의 글은 한 마디로 '재미'이다.

그가 진행하던 팟캐스트도 역사를 재미의 관점으로 풀어낸 것이며, 이 책 또한 정치인의 변절의 경력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쉽게, 재밌게 재밌게 정치인들의 기회주의적 과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쉽고 재밌다고, 그 변절자들의 현재 진행 중인 정치 활동을 무심코 넘기지는 말았으면 한다.

작가의 글 쓴 목적은 정확하게 모르지만, 이러한 정치인들을 선택하지 말고 새로운 인물들로 바꿔야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목적 아닐까?

 

'THE BOOK > 서가 속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산과 의열단 / 박태원  (0) 2019.01.19
중국의 붉은 별 / 에드거 스노  (0) 2019.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0) 2017.01.15
아리랑 / 님 웨일즈  (0) 2014.09.13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  (0) 2014.08.27
Posted by 㗢동죽竹
,

인류의 탄생 이​​후 상호부조 자체는 세계 각지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유럽에서 특히 상호부조가 주목받게 된 것은 산업 혁명 이후에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게 된 후 있다. 산업 혁명 때문에 봉건 사회가 타파되고 공동체에서 존재한 상호부조의 형태가 해체되고 이를 대신 할 수 있는 것 등을 인위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빈법은 산업 길드와 농촌 공동체가 담당해 온 최소한의 생활 보장의 기능을 담당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자발적인 결사와 자선 단체에 의한 상호부조 기능의 제공이 이루어졌다.

18세기가 되자, 각지에 우애 조합공제 조합노동 조합협동 조합 등 '집단적 자조'를 목적으로 한 단체가 결성된다. 이러한 단체는 엄격한 규칙과 함께 조합원에 공동 기금의 창설, 유지를 위해 일정한 조합비와 기부금의 지출이나 조직 활동 참여를 의무화하고, 대신 사망질병노령실업 등에 대한 혜택을 청구할 권리를 얻었다. 이러한 조직은 영국에서 주로 노동자 계급이 주도해서 결성되었으며, 프랑스에서는 명망가 계급의 후원이 이러한 상호부조 단체의 존재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국가도 이러한 조직의 등록 제도 및 세제 혜택의 파악에 노력, 조직 결성을 촉구했다. 이러한 정책은 이후 사회 보장 제도와 복지 국가의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당시 이러한 단체는 주로 조직 노동에 종사하는 성인 남성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과 여성의 참여는 고려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호부조 시스템은 후에 현대 민주정이 확립되고 나서 일부 개념이 경제와 혼합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진보된 아나키즘 이론인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이다.

후에 이러한 조직은 이민 및 상업 활동을 통해 유럽 이외의 지역에 퍼졌다. 상호부조 시스템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주요 사업은 보험 사업이다.

-위키백과 참조-


상호부조론은 프루동,바쿠닌과 더불어 아나키즘의 세 사람 중 한 명이다. 이 책인 상호부조론은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에 대한 반박을 한 글이라 전 생각합니다. 

흔히 약육강식을 그린 다윈의 이론이 제국주의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면, 상호부조론은 이러한 제국주의나 자본주의를 지양하고 서로 돕고 서로 지원하며 더 나은 사회의 행복을 제시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가 된 책이다.


'THE BOOK > 서가 속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산과 의열단 / 박태원  (0) 2019.01.19
중국의 붉은 별 / 에드거 스노  (0) 2019.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0) 2017.01.15
아리랑 / 님 웨일즈  (0) 2014.09.13
와주테이의 박쥐들 / 이동형  (0) 2014.09.08
Posted by 㗢동죽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