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친 금욕은 흔히 광신의 온상이 된다.

금욕생활로 몸은 수척해지지만, 상상력은 오히려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정의라고 믿고, 자신이 믿는 것은 모두 신의 계시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신의 선택을 받은 자신이 그 계시를 지상에 구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들의 가슴을 활활 타오르게 한다.

십자군을 일으킨 중세 유럽인의 열광에 불을 붙인 것도 당시 기독교회의 타락을 가장 준엄하게 고발했으며 계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했던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 출신의 두 수도사였다.

#신의_대리인 #시오노_나나미 

량한 사람들이 지은 죄를 낱낱이 파헤쳐 그들을 지옥의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기독교회가 가장 장기로 삼는 방식이다.

지옥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면서 한편으로는 천국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계속 눈 앞에 러른거리게 하니까, 더욱 효과적이다.

중세에 기독교회가 그렇게 엄격한 계율로 사람들을 잡도리한 것은 기독교도의 풍속과 관습이 퇴폐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성직자들의 변명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그것이 죄라면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를 짊어지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이런 죄를 고발한 사람도 역시 수도원에서 나왔다.

모든 죄와 그것을 속죄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계율이 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래도 조금은 논리적이었겠지만,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주무른 계율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괴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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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은 약한 거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글을 쓰거나 말을 하면, 저도 모르게 그만 우쭐해지거나 변명을 늘어놓게 되지.

우쭐해지면 현실을 보지 못하게 돼.

그리고 변명을 늘어놓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겠지.

자기 행위를 변명하기 시작한 사람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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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판단에 뛰어난 현실주의자가 곧잘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상대도 역시 정세 판단에 뛰어날 테니까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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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과 결단력은 윗사람에게는 첫째가는 조건이다.

율리우스 2세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적이나 무능력자를 과감하게 조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자기 편이나 아까운 재능을 가진 사람을 자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필요성을 알면서도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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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으로 독을 없애는 방식은 효과적인 방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충분히 주의하지 않으면 독을 없애기 위해 사용한 독이 어느새 몸 전체를 침범하게 된다.

이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되도록 빨리 항체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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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에 불타는 사람이 갖는 위험과 과오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좁은 의미에서의 이기심은 갖고 있지 않고,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숭고한 소명을 위해 한몸을 바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망설임이나 의심을 품지 않고, 따라서 독선적이고 광신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현실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방식은 대담하지만, 하는 일에 도무지 일관성이 없다.

당연히 결과는 실패로 끝난다.

반면에 이기적인 야망에서 출발한 경우에는 그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항상 효과적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한창 행동하고 있을 때에도 늘 의심을 품게 되고, 독선적이거나 광신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보지 못하는 일은 없다.

방식은 역시 대담무쌍하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유효성을 우선한다는 점에서 일관적 정책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경우,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운이다.

#신의_대리인 #시오노_나나미

그러나 공모자가 많을수록 계획이 누설될 위험도 많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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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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