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리

구욱구욱 물수리는
강섬에서 울고
아리따운 아가씨는
사나이의 좋은 짝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찾고
아리따운 아가씨를
자나 깨나 그린다
그리워도 만나지 못해
자나 깨나 이 생각
아아, 끝없는 그리움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캐고
아리따운 아가씨를
거문고를 타며 친한다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고르고
아리따운 아가씨를
종 치고 북치며 즐긴다
#시경 #詩經 #물수리

한수는 넓어서

남쪽에 우뚝 솟은 나무 있어도
그늘이 없어 쉴 수가 없네
한수에 노니는 아름다운 여인 있어도
가까이 할 수가 없네
한수는 하도 넓어서
헤어쳐 갈 수가 없고
장강은 하도 길어서
뗏목 타고 갈 수가 없다네

빽빽이 우거진 잡목 속에서
우뚝 솟은 싸리나무를 베리라
저 아가씨 시집 올 적에
그 말을 손수 먹이리라
한수는 하도 넓어서
헤엄쳐 갈 수가 없고
장강은 하도 길어서
뗏목 타고 갈 수가 없다네

빽빽이 우거진 잡목 속에서
우뚝 솟은 싸리나무를 베리라
저 아가씨 시집 올 적에
그 말을 손수 먹이리라
한수는 하도 넓어서
헤어쳐 갈 수가 없고
장강은 하도 길어서
뗏목 타고 갈 수가 없다네
#시경 #詩經 #한수는_넓어서 

 

여수(汝水)의 방죽

저 여수의 방죽을 따라
작은 나뭇가지를 벤다
당신을 뵙지 못하니
그리움은 아침의 배고픔 같아라

저 여수의 방죽을 따라
새로 돋은 나뭇가지를 벤다
당신을 만나 뵈니
나를 버리지 않으셨어라

방어는 꼬리가 붉어졌고
매궁은 불붙는 듯 사람들로 부산하네
비록 불붙는 듯해도
부모님이 가까이 계시네
#시경 #詩經 #여수의_방죽

 

풀벌레

풀벌레 울고
메뚜기가 뛰노네
우리 님 볼 수 없어
이 마음 시름겹네
한번 보기라도 했으면
한번 만나 보았으면
이 내 마음 놓일 텐데

저 남산에 올라
고사리를 뜯네
우리 님 볼 수 없어
이 마음 조심스럽네
한번 보기라도 했으면
한번 만나 보았으면
내 마음 기쁠 텐데

저 남산에 올라
고비를 캐네
우리 님 볼 수 없어
내 마음 쓰라려라
한번 보기라도 했으면
한번 만나 보았으면
이 내 마음 편할 텐데
#詩經 #시경 #풀벌레

어린 양

어린 양 털가죽 잦옷에
흰 다섯 겹 명주실 다섯 올
밥 먹으러 가는 퇴근길
느긋하고 의젓하다

어린 양 안 가죽 갖옷에
흰 명주실 술 다섯 가락
느긋하고 의젓하다
밥 먹으러 가는 퇴근길

어린 양 가죽 갖옷 솔기에
흰 명주실 술 다섯 줄기
느긋하고 의젓하다
밥 먹으러 가는 퇴근길
#시경 #詩經 #어린_양

장강에 갈림물이

장강에 갈림물이 흐르고
그 사람 돌아가네
나를 거들떠보지 않네
나를 거들떠보지 않아
매우 괴로워하네

장강에 갈림물이 흐르고
그 사람 돌아가네
나와 함께하려 하지 않네
나와 함께하려 하지 않아
매우 심하게 병들었네

장강에 갈림물이 흐르고
그 사람 돌아가네
나와 맺으려 하지 않네
나와 맺으려 하지 않아
한숨짓고 슬프게 노래하네
#시경 #詩經 #장강에_갈림물이

 

바람 불고

종일토록 바람 불고 또 천둥 치네
나를 돌아보고 비웃는 그이
희롱하고 방종하여
이 마음만 쓰라리네

종일토록 바람 불고 흙비 날리네
고분고분 찾아오려나?
오지도 가지도 않아서
내 그리움 길고도 기네

종일토록 바람 불고 흐린 날씨
하루도 안 되어 또 음산하기만 하네
잠들려 해도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가슴이 메네

음산하게 흐리고
우르릉 천둥 울리네
잠들려 해도 잠 못 이루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
#시경 #詩經 #바람_불고

담장의 납가새풀

담장의 납가새풀
쓸어버릴 수도 없네
집안의 이야기라
말할 수 없네
말할 수 있다 해도
그 말이 하도 더러워

담장의 납가새풀
치워 버릴 수가 없네
집안의 이야기라
밝힐 수가 없네
밝힐 수 있다 해도
그 말이 하도 길어서

담장의 납가새풀
묶어 버릴 수가 없네
집안 이야기라
입에 올릴 수가 없네
입에 올릴 수 있다 해도
그 말이 하도 창피해
#시경 #詩經 #담장의_납가새풀

메추라기 쌍쌍이 날고

메추라기 쌍쌍이 날고
까치 끼리끼리 난다
옳지 못한 그 사람을
나는 형으로 모셔야 하나!

까치 끼리끼리 날고
메추라기 쌍쌍이 난다
옳지 못한 그 사람을
나는 남편으로 모셔야 하나!
#시경 #詩經 #메추라기_쌍쌍이_날고

황하가 넓어도

누가 황하를 넓다고 했나
일엽편주로도 건너는 것을
누가 송나라를 멀다고 했나
발돋움만 하면 바라보이는 것을

누가 황하를 넓다고 했나
조그만 배 한 척도 들이지 못하는 것을
누가 송나라를 멀다고 했나
하루아침 거리도 못되는 것을
#시경 #詩經 #황하가_넓어도

 

골짜기의 익모초

골짜기의 익모초
볕에 쪼여 시들었네
한 여인 이별하고 떠나와
슬픈 소리로 탄식하네
슬픈 소리로 탄식함은
그 사람 만난 고난 때문이라

골짜기의 익모초
볕에 쪼여 말라 있네
한 여인 이별하고 떠나와
길게 한숨짓네
길게 한숨지음은
그 사람 만난 불행 때문이라

골짜기의 익모초
볕에 쪼여 말라 가네
한 여인 이별하고 떠나와
훌쩍이며 우네
훌쩍이며 울고
탄식한들 무슨 소용인가!
#시경 #詩經 #골짜기의_익모초

산에는 무궁화

산에는 무궁화
늪에는 연꽃
고운 사람 아니 보이고
미친 못난 이만 보이네

산에는 큰 소나무
늪에는 하늘거리는 여뀌
충실한 사람 아니 보이고
능구렁이 같은 사람 보이네
#시경 #詩經 #산에는_무궁화

치마를 걷고

그대 날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고 진수라도 건너련만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이 다른 사람 없으랴?
미친 사람의 미친 짓!

그대 날 사랑한다면
치마를 걷고 유수라도 건너련만
그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이 다른 남자 없으랴?
미친 사람의 미친 짓!
#시경 #詩經 #치마를_걷고

동문을 나서니

저 동문을 나서자
여자들 향기롭고 예쁜 운초처럼 많네
비록 운초 같이 예쁘고 많다 하나
내 마음에 둔 여인은 없네
흰 옷에 파란 수건 쓴 그녀만이
나를 즐겁게 해줄 것인데

저 성문을 밖으로 나서자
여자들 산다화 같네
비록 산다화 같이 예쁘고 많아도
내 마음 가는 여자는 없네
흰 옷에 꼭두서니 빨간 수건 쓴 그녀만이
함께 즐길 만한데
#시경 #詩經 #동문을_나서니

동쪽의 해

동녘의 해 같은
저 아름다운 여인이
내 방에 와 있네
내 방에 와서는
내 발걸음만 따라 다니네

동녘의 달 같은
저 아름다운 여인이
내 집안에 와 있네
내 집안에 와서는
내 발자취만 따라 다니네
#시경 #詩經 #동쪽의_해

큰 쥐

쥐야 쥐야 큰 쥐야!
우리 기장 먹지 마라
3년이나 너를 섬겼건만
날 돌아보지도 않는구나
가련다, 이제 너를 버리고
저 행복의 땅으로 가련다
행복의 땅이여 행복의 땅이여
거기에서 내 쉴 곳 찾으리

쥐야 쥐야 큰 쥐야!
우리 보리 먹지 마라
3년이나 너를 섬겼건만
날 봐주지도 않는구나
가련다, 이제 너를 버리고
저 행복의 나라로 가련다
행복의 나라여 행복의 나라여
거기 가면 내 곧게 살리라

쥐야 쥐야 큰 쥐야!
우리 곡식 먹지 마라
3년이나 너를 섬겼건만
날 위로하지도 않는구나
가련다, 이제 너를 버리고
저 행복의 들로 가련다
행복의 들이여 행복의 들이여
거기엔 긴 한숨 없으리라
#시경 #詩經 #큰쥐

갈대

갈대는 푸르고 푸른데
흰 이슬 내려 서리 되네
내 사모하는 그 사람
강물 저쪽에 있는데
물결 거슬러 올라가 따르려 해도
길 험하고 멀며
물결 따라서 내려가 따르려 해도
아스라이 강물 가운데 있네

갈대는 우거져 무성한데
흰 이슬 내려 아직 촉촉하네
내 사모하는 그 사람
강물 가에 있는데
물결 거슬러 올라가 따르려 해도
길 험하고 가파르며
물결 따라서 내려가 따르려 해도
아스라이 모래섬에 있네

갈대는 더부룩한데
흰 이슬 낼 아직 안 말랐다
내 사모하는 그 사람
강물 가에 있네
물결 거슬러 올라가 따르려 해도
길 험하고 꾸불꾸불하며
물결 따라서 내려가 따르려 해도
아스라이 강 속의 섬에 있네
#시경 #詩經 #갈대

월출月出

환한 달 돋아
아름다운 임의 고운 얼굴
하늘하늘 춤추는 아리따운 그녀 모습
시름겨운 마음 하염없어라

하얀 달 돋아
아름다운 임의 어여쁜 얼굴
하늘하늘 춤추는 온유한 그녀 모습
시름겨운 마음 그지없어라

밝은 달 돋아
아름다운 임의 환한 얼굴
하늘하늘 춤추는 곱다란 그녀 모습
시름겨운 마음 쓰라려라
#시경 #詩經 #월출 #月出

못 둑

저 못가의 둑에
부들과 연꽃이 있네
오직 한 분 아름다운 님이여
이 아픈 가슴 어이할까?
자나 깨나 아무 일 못하고
눈물 콧물만 주르륵

저 못가의 둑에
부들과 연꽃이 있네
오직 한 분 아름다운 님이여
훤칠하고 어여뻐라
자나 깨나 아무 일 못하고
마음 속에 시름만 가득

저 못가의 둑에
부들과 연꽃이 있네
오직 한 분 아름다운 님이여
훤칠하고 의젓하여라
자나 깨나 아무 일 못하고
엎치락뒤치락 베개에 머리 묻네
#시경 #詩經 #못둑

하루살이

하루살이의 깃이여
의상이 선명하구나
이 마음 시름겨워라
나는 어디로 가 살아야 하나

하루살이의 날개여
화려한 옷이로구나
이 마음 시름겨워라
나는 어디로 가 쉬어야 하나

하루살이 구멍 뚫고 나올 때
삼베 무늬 옷 눈같이 희다
이 마음 시름겨워라
나는 어디로 가 머물러야 하나
#시경 #詩經 #하루살이

사마님

사마님!
나는 임금님의 발톱과 이빨 같은 장수이거늘
어찌하여 나를 근심 속에서 전전하여
머물러 살 곳 없게 합니까?

사마님!
나는 임금님의 범발톱 같은 군자이거늘
어찌하여 나를 근심 속에서 전전하여
편안히 머물 곳 없게 합니까?

사마님!
정말로 귀가 어두우십니다
어찌하여 나를 근심 속에서 전전하여
또 밥상도 올리지 못하게 합니까?
#시경 #詩經 #사마님

골짜기 바람

쏴아 쏴 불어오는 산골짝 바람
바람에 비가 섞여 내리네
무섭고 두려울 적엔
나와 너 환난을 함께 하더니
편하고 즐거울 적엔
너 도리어 나를 버리네

쏴아 쏴 불어오는 산골짝 바람
바람 불고 또 천둥도 치네
무섭고도 두려울 적엔
나를 품에 안아 주더니
편하고 즐거울 적엔
나를 똥오줌처럼 버리네

쏴아 쏴 불어오는 산골짝 바람
저 산은 높고도 높네
죽지 않은 풀이 없고
시들지 않은 나무는 없는데
내 큰 덕을 잊고
내 작은 원망만 기억한다네
#시경 #詩經 #골짜기바람

화려한 꽃

화려한 꽃이여
잎새도 싱그럽게
우리 님을 만나니
내 마음 후련하네
내 마음 후련하니
이렇게 편한 것을

화려한 꽃이여
노랗게 반짝이네
우리 님을 만나니
몸가짐이 의젓하네
몸가짐이 의젓하니
그래서 경사 이어지리

화려한 꽃이여
노란 것도 있고 흰 것도 있네
우리 님을 만나니
네 말 끄는 수레 탔네
네 말 끄는 수레 타니
여섯 고삐 윤이 나네

좌로 갈 땐 좌로
군자께서 알맞게 하시고
우로 갈 땐 우로
군자 모습 갖추셨네
군자 모습 갖추셨으니
그래서 근사하네
#시경 #詩經 #화려한_꽃

능소화

능소화 예쁜 꽃
노랗게 많이도 피었네
내 마음의 시름이여
쓰리고 아프네

능소화 예쁜 꽃
잎새가 무성하고 싱그럽네
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을 것을

암양은 머리가 커다랗고
삼성이 통발을 비추네
먹고는 살지만
배부른 이 드무네
#시경 #詩經 #능소화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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