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들, 사람들이 쾌감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참 이상하기도 하지!

쾌감은 그와 정반대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감정인 고통과 놀랍도록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 말일세.

한 사람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느낄 수는 없어.

하지만 누가 둘 중 하나를 쫓아가 잡으면, 그는 거의 언제나 다른 것도 잡게 되어 있지.

그것들은 마치 같은 머리에 달려 있는 두 몸과도 같아.

그래서 만약 아이소포스가 그런 생각을 했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우화를 지어냈을 거야.

즉 신께서 늘 다투는 그 둘을 화해시키려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자 둘의 머리를 함께 매었다고, 그래서 둘 중 하나가 나타나는 곳에는 반드시 다른 것도 뒤따라 나타난다고 말일세.

똑같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것 같네그려.

나는 족쇄 때문에 다리가 아팠는데, 그 결과 지금은 쾌감이 나를 찾아온 것 같으니 말일세."

#파이돈 #플라톤

에 관해서는 비교(秘敎) 쪽에서 설명한 것이 있는데, 우리는 일종의 감옥에 갇혀 있으며, 어느 누구도 그 감옥에서 벗어나거나 탈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네.

내게는 이런 교리가 거창해 보이지만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렇지만 케베스, 신들은 우리의 수호자들이고, 우리들 인간은 신들의 소유물 가운데 하나라는 말은 옳은 것 같아.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고 케베스가 말했소.

"그렇다면"하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소.

"소유물이 죽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자네가 보내지도 않았는데 자네의 소유물 가운데 하나가 자신을 죽인다면 자네는 화나지 않을까?

그래서 자네에게 벌줄 방도가 있다면 그것을 벌주지 않을까?"

"물론 벌주겠지요" 하고 케베스가 말했소.

"그렇게 본다면 지금 우리에게 내려진 것과 같은 필연적인 상황을 신께서 내려보내시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을 듯 하네."

#파이돈 #플라톤

들은 진정한 철학자가 어떤 의미에서 사실상 죽었는지, 어떤 의미에서 죽어 마땅한지, 어떤 종류의 죽음을 죽어 마땅한지 모르기 때문이지.

아무튼 그들에게는 신경 쓰지 말고 우리끼리 논의해보세.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이 있다고 믿는가?" 하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소.

"물론이지요" 하고 심미아스가 끼어들었소.

"죽음은 다름 아니라 혼이 몸에서 분리되는 것이겠지?

또한 죽었다는 것은 몸이 혼에서 분리되어 혼자 있고, 혼이 몸에서 분리되어 혼자 있는 상태겠지?

죽음이 그거 말고 다른 것일 수 있을까?"

#파이돈 #플라톤

"어떤 실재가 어디에선가 혼에게 명확히 드러난다면 그것은 사유(思惟) 속에서가 아닐까?"

"그렇지요."

"그리고 혼이 가장 잘 사유하는 것은 청각이나 시각이나 고통이나 쾌감 등으로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을 때일세.

혼이 몸과 헤어져 되도록 혼자 있고, 몸과의 접촉이나 공존을 최소화하며 실재를 추구할 때란 말일세."

"그야 그렇지요."

"그렇다면 철학자의 혼이야말로 몸을 가장 무시하고 몸에서 달아나 혼자 있으려 하지 않을까?"

"그런 것 같아요."

#파이돈 #플라톤

"그렇다면 사유할 때 시각을 이용하거나 그 밖의 다른 감각을 사유 속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되도록 사유만으로 개별 대상에 접근하는 사람이 가장 완벽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네.

자신을 눈과 귀는 물론이요 사실상 몸 전체와 가능한 한 분리시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대상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사유를 사용함으로써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 말일세.

몸이 혼과 함께 하면 혼을 혼란에 빠뜨려 혼이 진리와 지혜에 이르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일세.

심미아스, 누군가 실재에 도달한다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파이돈 #플라톤

"혼이 그렇게 몸에서 풀려나고 분리되는 것, 바로 그것을 죽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고말고요"하고 심미아스가 말했소.

"그리고 혼을 해방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주로 또는 전적으로 진정한 철학자들이며, 철학자들의 관심사는 혼이 몸에서 풀려나고 분리되는 것, 바로 그것일세. 그렇지 않은가?"

#파이돈 #플라톤

"그리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지식을 얻었다가 태어나는 순간 잃어버렸지만 나중에 적절한 감각 훈련을 통해서 전에 갖고 있던 지식을 되찾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가 전에 갖고 있던 지식을 되찾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배움은 '상기'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 않을까?"

"물론이지요."

"그렇지. 우리는 시각이나 청각이나 다른 감각기관을 통해 어떤 사물을 지각할 경우 유사한가의 여부를 떠나 잊어버렸던 다른 사물을 생각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으니 말일세.

그래서 나는 둘 중 하나라고 주장하네.

즉 우리는 모든 이런 기준들을 알고 태어나 평새 그런 지식을 간직하고 있거나, 아니면 우리가 배운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전에 알고 있던 것을 단순히 상기하는 것이어서 배움은 상기라고 말일세."

#파이돈 #플라톤

"지금까지 의 모든 논의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오는지.

혼은 신적이고 불멸하고 지성으로 알 수 있고 형상이 하나뿐이고, 해체되지 않고 변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항상 같은 것을 가장 닮았지만, 몸은 인간적이고 죽게 되어 있고 지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형상이 다양하고 해체되고 자기 자신과 같은 적이 결코 없는 것을 가장 닮았는지 말일세.

여보게 케베스,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제기할 수 없어요."

"어떤가? 그럴 경우 몸은 당연히 빨리 해체되지만, 혼은 당연히 전혀 해체되지 않거나 그에 가까운 것이겠지?"

#파이돈 #플라톤

약 죽음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라면 죽음은 악인들에게는 횡재겠지.

그들은 죽음으로써 혼과 함께 몸과 자신들의 악행에서도 해방될 테니까.

그러나 혼이 죽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지금, 혼이 악행에서 도피하거나 구원받을 길을 달리 아무것도 없네.

최대한 선량해지고 지혜로워지는 것 말고는.

혼은 저승에 갈 때 교육과 훈련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데, 교육과 훈련이야말로 저승으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죽은 사람을 가장 이롭게 하거나 가장 해롭게 하는 것이라고 하니 말일세.

#파이돈 #플라톤

지만 혼은 죽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우리의 혼과 그 거처가 실제로 그와 같거나 비슷하리라고 믿는 것은 적절하고도 가치 있는 모험이라고 나는 생각하네.

그것은 고상한 모험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그런 것들을 주문(呪文)처럼 되풀이해서 외어야 하네.

내가 이야기를 그렇게 늘인 것도 그 때문일세.

또한 그렇기 때문에 생전에 몸의 쾌락과 장식은 이롭기보다는 해롭다 여겨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거부하고는 배우는 즐거움에 열중함으로써 자신의 혼을 남에게서 빌려온 장식물이 아니라 절제, 정의, 용기, 자유, 진리 같은 혼 자체의 장식물로 장식한 다음 운명이 부르면 언제든 저승으로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은 자신의 혼에 대해 안심할 수 있다네.

#파이돈 #플라톤

크리톤은 내가 머물 것이라고 보증을 섰지만, 자네들은 내가 죽고 나면 머물지 않고 떠나갈 것이라고 보증을 서주게.

그가 내 죽음을 더 쉽게 견뎌낼 수 있도록.

그리고 그가 내 몸이 불타거나 묻히는 것을 보고는 마치 내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나 한 것처럼 나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장례식 때 그가 입관 준비를 하거나 운구하거나 매장하는 것이 소크라테스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말일세.

친애하는 크리톤, 잘 알아두게.

잘못된 표현은 그 자체도 귀에 거슬리지만 혼에 나쁜 영향을 준다네.

그러니 자네는 기운을 차리고 자네가 화장하는 것은 내 몸일 뿐이라고 말하게.

그리고 그것은 자네 좋을 대로, 자네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묻어주게.

#파이돈 #플라톤

냉기가 어느새 허리 있는 데까지 올라오자 그분께서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 것을 벗기고-그분께서는 얼굴이 가려져 있었으니까요-말씀하셨는데, 이것이 사실상 그분의 마지막 말씀이었소.

"크리톤, 우리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지고 있네. 잊지말고 그분께 빚진 것을 꼭 갚도록 하게."

"그렇게 하겠네"하고 크리톤이 말했소.

"그 밖에 달리 할 말이 있는지 살펴보게!"

그분께서는 이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으나, 잠시 뒤 몸을 부르르 떠셨소.

그래서 그 사람이 그분을 가린 것을 벗기자 그분의 두 눈이 멈추어 있었소.

그래서 그것을 본 크리톤이 그분께서 입을 다물게 해주고는 두 눈을 감겨드렸소.

#파이돈 #플라톤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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