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를 가벼이 여길 줄 알아도 부귀를 가벼이 여기는 마음은 가벼이 하지 못하며, 명예와 의리를 중히 여길 줄 알아도 다시 명예와 의리를 중히 하는 마음까지 중요시 한다면 이는 현상 세계의 티끌을 쓸어버리지 못한 것이요, 마음속의 사소한 장애를 잊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뽑아내어 깨끗이 하지 못하면 돌은 치웠으나 잡초가 다시 살아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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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없으면 곧 잡된 생각이 있지나 않은지 살피고, 일이 있으면 곧 경박한 의지가 있지나 않은지 살피며, 뜻대로 되어갈 때는 교만한 언사와 얼굴빛이 있지나 않은지 살피고,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는 원망하는 감정을 품고 있지나 않은지 살핀다.

이렇게 때때로 점검하여 많은 것은 적게 만들며 있는 것은 없애는 것, 이것이야말로 학문의 진면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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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파리가 천리마에 붙어 다니면 빠르기는 하지만 뒤에 붙어가는 부끄러움을 벗어나기 어렵다.

담쟁이가 소나무에 의지하여 높이 오르기는 하지만 남에게 의지해서 기어오른다는 부끄러움을 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풍상을 끼고 살지라도 새나 물고기처럼 사람에게 빌붙듯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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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욕망은 방종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 되므로 마땅히 이를 억제하는 방법을 써서 억눌러야 한다.

그 방법은 오직 참을 인忍 한 자에 있다.

남의 욕망을 거역해서는 안 되므로 마땅히 이에 순응하는 방법을 써서 조절해야 한다.

그 방법은 오직 용서할 서恕 한 자에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모두 자기에 대해서는 서恕를 적용하고 남에 대해서는 인忍으로 억누르려 하니 이것을 어찌 옳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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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의 화살은 피하기 쉬우나 은혜를 베푼 이의 창은 막기 어려우며, 고난 중의 함정은 빠져나가기 쉬우나 즐거운 때의 함정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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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사람에게 화禍를 끼치려고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작은 복을 주어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므로 복이 왔을 때는 무턱대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살펴보고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하늘이 사람에게 복福을 내리려고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작은 화를 주어 경계하게 한다.

그러므로 화가 닥쳐왔을 때에는 근심만 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잘 살펴보고서 조심스럽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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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은 순탄한 환경에서 즐거움을 느끼지만 군자는 고난 속에서 즐거움을 누린다.

보통 사람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만 군자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진행될 때 오히려 걱정한다.

이와 같이 대개 보통 사람의 걱정이나 즐거움은 감정에 따라 변하지만 군자의 걱정과 즐거움은 이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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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태도나 한가한 마음은 오직 자기 자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 어찌 겉모습을 꾸미겠는가.

청아한 외모와 의젓한 기골氣骨은 남의 관심을 바라지 않으니 쓸데없이 연지를 바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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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는 아주 더러우나 매미로 변해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개똥벌레로 변해 여름 달 아래 광채를 발한다.

그러므로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으로부터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두움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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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막다른 길에 다다르고 형세가 위축된 사람은 마땅히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하고, 공과 행行을 원만히 이룬 선비는 그 말로를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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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을 지키며 살고 있는 사람은 일시적으로 적막하게 지내지만 권세에 의지하고 아부하는 사람은 영원히 처량하다.

통달通達한 사람은 사물을 볼 때 사물 외적인 것을 보고 죽은 뒤의 자신을 생각한다.

차라리 한때의 적막을 받아들일지언정 영원히 처량하게 되는 길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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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긴 대밭에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지나가면 대나무에 소리가 머물지 않으며, 차가운 연못 위를 기러기가 날아가도 기러기가 날아간 뒤에는 연못에 그림자가 머물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도 일이 생기면 마음이 비로소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마음도 따라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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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이라도 늘그막에 한 지아비를 따르면 일생의 화류花柳생활이 장애가 되지 않고, 정숙한 부인일지라도 늙어서 정절을 잃으면 반평생 지킨 절개가 모두 허사가 된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람을 볼 때 다만 인생의 뒷부분만을 본다" 하였으니 진실로 명언明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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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고, 끝까지 태만하지 않으면 이것이 진정한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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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베풀 때에는 처음에는 박하게 하고 나중에는 후하게 해야 한다.

먼저 후하게 베풀고 나중에 박하게 베풀면 사람들이 은혜를 곧 잊고 만다.

위엄은 처음에 엄격하게 하고 나중에는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

먼저 너그럽게 대하고 나중에 엄격하게 대하면 사람들이 가혹하다고 원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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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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