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카이레폰이 어떤 성격의 인물이었으며, 그가 무엇을 시작하면 얼마나 열중하는가 하는 것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을 것이오.
그는 언젠가 델포이에 찾아가서 이 일에 관해 감히 신탁(神託)을 받아온 것이오 - 내가 말했듯이, 여러분! 떠들지 말아 주기 바라오 - 즉, 나보다 더 지혜 있는 자가 있는가 없는가 그는 물은 것이오.
그러자 그곳 무녀(巫女)는 나보다 지혜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는 신탁을 준 것이오.
이 일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벌써 이 세상을 떠나고 없으니,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그 사람의 형제가 여러분에게 증언해 줄 것이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신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신은 대체 무슨 수수께끼를 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크든 작든 간에 나 자신이 결코 지혜 있는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나를 가장 지혜 있는 자라고 선언함으로써 대체 신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
신은 적어도 거짓말을 할 까닭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이 사람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혜 있는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아울러 자기 자신이 제일 지혜롭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구나 하고 말이오.
그래서 그 뒤부터 나는 그 사람이 자신은 지혜 있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리려고 애를 썼소.
그런데 그 결과 나는 그의 미움을 샀고, 그 자리에 동석해서 내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도 나에게 적의를 갖게 되었소.
나는 그와 헤어져 돌아오면서 생각했소.
나는 이 사람보다 지혜가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도 나도 사실상 아름다움이나 선(善)을 모르고 있지만 이 사람은 무언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반면, 나는 모르니까 그대로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나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깨달은, 오직 그것만으로 내가 더 지혜가 있는 모양이다.
하고 말이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그런데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사실을 말하기가 부끄럽소.
그러나 역시 나는 말하지 않으면 안 되오.
말하자면 마침 그곳에 있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가인 그들보다 그 뜻을 더 잘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오.
더욱이 시인들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이런 것을 알았소.
즉, 그들이 작품을 만드는 것은 그 사람들의 지혜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타고난 것에 의한 것이며, 신의 예언자나 신탁을 전하는 사람들처럼 신의 계시로서 만들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소.
왜냐하면 그 사람들도 훌륭한 말을 많이 늘어 놓지만, 자기들이 하는 말의 뜻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오.
내가 보건대 시인들도 무언가 정치가와 비슷한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소.
그리고 동시에 그들은 시를 쓴다는 것을 믿고 다른 일에서도, 사실은 그렇지 않건만,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지혜 있는 인간인 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소.
그래서 정치가들에서 느낀 것처럼 내가 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들한테서 떠나온 것이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그래서 나는 신탁을 대신하여 나 자신에게 물어 보았소.
어느 쪽을 나는 택해야 할 것인가, 그들과 같은 지식도 그들과 같은 무지도 갖지 않고 현재와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이 좋은가, 또는 그들처럼 두 가지를 다 갖는 것이 좋은가?
이에 대해서 나는 나 자신과 신탁에 대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있는 편이 나를 위해서 좋다고 결론지었소.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인간들아, 그대들 가운데 소크라테스와 같이 자기의 지혜는 사실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가 가장 지혜가 있는 자니라.
하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오.
그런 까닭으로 나는 지금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 나라 사람이건 외국 사람이건 적어도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신탁에 따라 찾아가서 조사하고 있는 것이오.
그리하여 지혜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을 때는 신을 도와 그 사람이 지혜 있는 자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오.
그리고 이 일이 바쁘기 때문에 나랏일이건 집안일이건 이렇다 할 가치가 있는 무엇을 할 여가가 없고, 무척 가난하게 살고는 있소만, 이것도 다만 신을 섬기기 위한 것이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그러나 자기들이 당황해 하는 것을 눈치채게 하지 않으려고 학문하는 사람에 대해서 흔히 말하듯이, '천상의 일과 지하의 일을 가르친다' 든가,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든가, '비리(非理)를 강변한다' 든가 하는 말을 지껄여 대는 것이오.
그것은 즉, 생각건대 그 사람들은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가 보오.
왜냐하면 그렇게 하다가는 무엇을 아는 체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오.
그 사람들은 명예심만은 강하니까 일치단결하여 조직적이고 설득적으로 나에 관한 말을 하고,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맹렬한 중상으로 여러분의 귀를 가득 채워 버리고 만 것이오.
멜레토스가 나에게 공격을 가해 온 것도, 아니토스나 리콘이 나를 공격한 것도 다 이것이 원인이었으며, 멜레토스는 작가들을 대신해서, 아니토스는 장인들과 정치가를 대신해서, 리콘은 변론가의 입장에서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것이오.
따라서 내가 처음에 한 말이오만, 지금 이렇게 거대해진 이 중상을 이런 짧은 시간에 내가 여러분한테서 제거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오.
아테네 시민 여러분! 이상과 같은 것이 진실인 것이오.
나는 여러분에게 크든 작든 간에 조금도 숨김없이 얼버무리지도 않고 이야기하고 있소.
물론 나는 이런 일을 하기 때문에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소.
그들의 증오는 바로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소?
그러므로 나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것이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또는 장차의 조사에서 발견하게 되겠거니와, 이것이 비방의 이유요.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그러고 보면, 나를 제외한 아테네 시민 모두가 훌륭하고 착한 인간을 만들고 있지만, 나만 나쁘게 만들고 있는 모양이군.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인가?
"그렇다. 그것이 바로 내가 말할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대단한 불행을 당신에게서 인정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대답해 다오.
당신은 말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모든 사람들이 말을 훌륭하게 키우고 있는데, 누구 한 사람만이 그것을 나쁘게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오히려 그 반대로 말을 잘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누구 한 사람뿐이거나 혹은 극히 소수가 있을 뿐이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말과 함께 있거나 말을 다루거나 하며 그것을 나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당신은 처음에 내가 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귀신은 신이므로 이번에는 나는 신을 믿는 것이 된다.
그리고 또 만일 귀신이 신의 방계(傍系)의 자식들로서 님프나 그밖의 전설에 나오는 어떤 여성들한테 태어난 사생아라면, 신의 자식은 그 존재를 인정하지만 신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어디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노새가 말과 나귀의 새끼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말과 나귀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합리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죽음에 직면해서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장군들이 나를 배치했던 장소를 고수했던 내가, 신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탐구하는 애지자(愛智者)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나에게 명령했을 때-나는 그렇게 믿고, 또 풀이했소만-죽음의 공포나 또는 기타의 공포 때문에 나의 자리를 포기한다면, 그야말로 무서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오.
그때야말로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자로서 나를 법정에 끌어내야 마땅할 것이오.
그것은 신탁의 뜻에 따르지 않고, 죽음을 무서워하며, 지혜도 없는데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오.
왜냐하면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여러분!
바로 지혜로움을 가장하는 것이지 진정한 지혜로움은 아니기 때문이오.
그것은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체 하는 데 지나지 않소.
그리고 죽음이 최대의 선인지 아닌지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소.
그런데도 사람들은 두려운 나머지 죽음을 최대의 악이라고 생각하오.
이러한 무지는 부끄러운 것이 아닐까요?
인간으로 하여금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확신하게 하는 무지가 아닐까요?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나는 여러분을 경애하고 있소.
그러나 여러분에게 복종하느니 차라리 신에게 복종하겠소.
그리고 나는 내 숨이 붙어 있는 한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결코 지혜를 사랑하고 구하는 일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오.
나는 여러분 가운데 언제, 누구를 만나더라도 충고하고 내 소신을 밝히기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그때의 내말은 평소의 내 말과 변함이 없을 것이오.
세상에서 뛰어난 사람이여!
당신은 지혜에 있어서나 무력에 있어서나 가장 명성이 높고 위대한 나라 아테네 사람이면서 오직 막대한 돈을 손에 넣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부끄럽지 않소?
명성이나 지위에 관해서는 신경을 쓰면서 지혜와 진리와 영혼의 최대의 향상은 거의 돌보지 않고 이러한 일은 전혀 고려하지도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는 것을 왜 부끄러워하지 않소?"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다시 말해서 내가 무슨 말이라도 하고, 무슨 일이라도 해서 무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을 사용해서 여러분을 설득했을 그런 말이 부족해서 내가 진 줄 알고 있을 것이오.
천만에, 나는 부족한 점이 있어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것은 말의 부족 때문은 아니오.
오히려 후안무치(厚顔無恥)하지 못하고 여러분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고 한탄하는 등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늘 듣고 있는 많은 일들을 말하지도 행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오.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여러분!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여러분이 나의 죽음을 결정했지만, 내가 죽은 뒤 머지않아 여러분에게 징벌이 내릴 거라는 것이오.
그것은 여러분이 나를 사형에 처한 것보다 제우스 신에 맹세코 훨씬 쓰라린 형벌이 될 것이오.
왜냐하면 지금 여러분이 이런 짓을 한 것은 여러분을 비난하는 자로부터 벗어나고 여러분의 생활을 설명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오.
여러분을 심판하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이오.
지금까지는 내가 그 사람들을 말리고 있어서 여러분은 깨닫지 못 하고 있었을 뿐이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젊으니까 그만큼 거셀 것이며, 여러분은 또 그만큼 가혹한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오.
만일 여러분이 사람을 죽임으로써 여러분의 올바르지 못한 생활에 대한 책망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의 판단은 잘못이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명예롭지도 못한 도피법이오.
남을 억누르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자신이 선한 사람이 되도록 힘쓰는 편이 가장 쉽고 가장 고상한 방법이오.
이상이 내게 사형의 투표를 한 여러분에 대한 내 예언이며, 이것으로 이제 작별하기로 하겠소.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다른 면으로 고찰해 보더라도 죽음이 선이라는 희망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소.
죽는다는 것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오.
말하자면, 전혀 무(無)와 같은 것으로 죽은 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 하거나, 아니면 전해져 내려오듯이, 그것은 영혼의 이동으로 이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주거를 옮기는 것과 같은 것일 것이오.
그래서 그것이 만일 아무런 감각도 없어지는 일이고, 사람이 자면서 꿈 하나 꾸지 않는 잠과 같은 것이라면, 죽음이란 아주 놀랄 만한 소득일 것이오.
왜냐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 평생에 꿈도 안 꿀 만큼 숙면을 취한 밤을 골라내어 그 밖의 낮과 밤을 나란히 놓고 비교·대조하는 형식으로 관찰해서, 그런 밤보다 더 좋고 더 즐겁게 산 낮과 밤이 자기 생애에 과연 얼마나 있었는가 말해야 한다면, 생각건대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페르시아 대왕일지라도 그런 밤이 그렇지 않은 낮과 밤에 비해서 극히 적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오.
그러니, 죽음이 만일 그와 같은 것이라면, 그것은 크게 덕을 보는 일이라고 나는 말하는 것이오.
왜냐하면 그 모든 시간이 만일 이와 같은 것이라면, 단 하룻밤보다도 길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오.
한편, 죽음이란 여기서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것이며, 전해지는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죽으면 그곳에 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소?
#소크라테스의_변명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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