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꿍꿍이속 생각을 속속들이 아시는 그분이
나를 향하여, "우리를 첫 번째 성좌와  묶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곧게 하시오."라고
아름다운 모습만큼 즐거운 빛을 띤 채 말했다.
해가 빛살을 뿌려 주는 금강석인 양
눈부시고 진하며 단단하고 깔끔한
구름이 우리들을 감싸 주는 듯 보였다.
이 영원한 진주가 우리를 제 안에 받아들이는
모양이 마치 물이 빛줄기를 받아
언제까지 한 덩어리로 남아 있는 것과 같았다.
한 차원이 다른 차원 속으로 들어가듯
한 몸체가 다른 몸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지상에선 모르는데, 내 몸체 그대로였음에도
인간적인 본성과 하느님이 어떻게 어울어졌는지
그 본질을 보고자 하는 욕망은
더 우리를 불타게 해야 마땅할 것이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세라피니, 천사들 중에 하느님께 가장 가까운 이와
모세, 사무엘 그리고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저 요한과 또 말하자면 마리아마저도
방금 그대에게 나타났던 이 영혼들과
다른 하늘에 그들의 자리를 갖고 있지 않으며
거기 있는 햇수도 더하거나 덜하지 않다오.
하지만 모두가 으뜸가는 둘레를 아름답게 하며
영원한 숨결을 더 혹은 덜 느낌에 따라
그들이 갖는 행복도 각각 다르다오.
그들이 여기 나타난 것은 이 천구가
그들에게 할당된 탓이 아니고 천계의
오르막길에서 가장 낮은 곳임을 나타내기 위함이요.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찌르는 화살과도 같이 우리들은 바로
그렇게 둘째 왕국 안으로 달려갔다.
나는 여기서 나의 연인을 보았는데 그 기뻐하는
모습은 마치 그녀가 그 하늘의 빛 속에
드시자, 유성마저 더욱 밝게 빛나는 정도였다.
또 별도 변하여 웃음을 띠고 있었다면,
내 본성대로나마 갖가지 모양으로 변할 수
있는 이 몸이 어떠했겠는가!
잔잔하고 맑은 연못 안으로
무엇이 먹이인 양 들어가면
물고기들이 그리로 몰리는 것처럼
수천 개의 별들이 우릴 향해 오고 있는 것을
나는 보았으며, 또 누구나 "보라, 우리네
사랑을 키워 주실 분을" 이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내가 이 노래의 시작으로 삼은 그 여인으로부터
사람들은 태양이 때로는 뒤꼭지로 때로는
눈썹으로 애무하는 그 별의 이름을 따왔다.
내 그 별에 올라온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으나
더더욱 아리따워져 보이시는 내 여인이
내 그 안에 들어와 있음을 충분히 믿게 하였다.
그리고 불꽃 속의 불티가 따로 보이는 것처럼
또한 목소리 속의 목소리 하나가 멎고
다른 것은 왔다 갔다 해도 분간되듯,
그 빛 속에 다른 등불들이
빠르고 느린 속력으로 빙글빙글 움직였는데
모양으로 봐 그들의 영원한 직관을 좇는 듯했다.
저 거룩한 빛들이 드높은 세라피니들 속에서
지금까지 그리고 있던 동그라미를 내버리고
우리를 향해서 오는 것을 본 사람에겐
싸늘한 구름으로부터 보이거나 말거나
바람이 그처럼 빨리 내려오지 않기에
느릿느릿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맨 앞에 나타났던 자들 속에서
'호산나'가 울렸는데, 그것은 그 이후에도
저절로 들려왔으면 하는 마음을 자아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보기에 찬란함보다 듣기에 더욱 달콤한
한결 싱싱하고 압도적인 광채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면류관을 이루는 것을 보았으니
대기에 습기가 짙을 때 실을
잡아당겨서 허리띠를 삼을 때 라토나의 딸이
이렇게 띠를 두른 것을 우리가 보는 것 같다.
내가 지나쳐 온 하늘의 궁정에는 그 왕국에서
가져올 수 없는 귀하고도 아름다운
보석들이 매우 많이 발견되었으며
저 광채들의 노랫소리도 그러한 것이었는데
날개가 안 돋아 저 위로 날 수 없는 자
벙어리에게서나 저 위의 소식을 기대하라.
이 불붙는 해들이 노랫가락에 맞추어
움직이지 않는 양극에 가까이 도는 별들처럼
우리들의 주위를 두루 세 번 돌고 난 다음
마치 원을 그리며 춤추던 여인들이 새로운 노래가 다시
시작될 때까지 그 원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묵묵히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듯 멈춰 있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오, 인간들의 무분별한 헛수고여.
그대로 하여금 날개를 파닥거려 떨어뜨리게 하는
저 삼단논법들이 얼마나 결함투성이인가!
법률들을 뒤따르는 자, 격언을 좇아가는자,
또 더러는 사제직을 따라가는 자,
그리고 더러는 폭력이나 궤변으로 다스리는 자,
도둑질하는 자, 또 더러는 나라 일에
더러는 육체적 쾌락 속에 휩쓸렸던 자가
피로에 지치고 또 누구는 안일에 몰두하는
무렵, 나는 이러한 모든 것에서 풀려나
이토록 영광스런 영접을 받으며
베아트리체와 함께 하늘 위에 있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마자, 성스러운
맷돌이 이내 곧 회전하기 시작했는데,
한 바퀴를 빙그르 채 돌기도 전에
또 하나의 면류관이 둥그렇게 그걸 감싸서
춤은 춤에, 가락은 또 가락에 포개졌으니,
본래의 광선이 반사광보다 더 세차듯이
노래야말로 저 감미로운 목구멍에서
우리네 뮤즈나 세이렌들을 무색케 하였다.
유노가 제 시녀에게 분부를 내릴 때,
두 개의 무지개가 같은 빛깔로 나란히
얇은 구름을 통하여 둥그렇게 나타나고
마치 햇볕에 사그라지는 증기인 듯
사랑 때문에 죽어 간 뜨내기 여인의 목소리처럼
그 안의 것으로부터 밖의 것이 생겨나며
그것들은 또 하느님께서 노아와 맺은 언약
때문에 다시는 물이 넘쳐흐르지 않을
세상의 예감으로 이곳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니
바로 그렇게 저 영원무궁한 장미들의
두 줄기 화환이 우리 주위를 빙빙 돌며
외륜이 내륜에 잘 어울리고 있었다.
즐거운 무도와 사랑스럽고도 축복받은
빛과 빛들이 그토록 노래하며 그토록
휘황찬란하게 비치는 거대한 대잔치가
흡사 움직이는 이의 뜻에 따라 동시에
떳다 감았다 하는 눈들과 같이
한 순간에 한 맘으로 잠잠해졌는데
새로운 빛들 중 어느 하나의 가슴에서
소리가 나왔는데 별을 향하고 있는 바늘이
나를 제자리로 향하게 하는 것 같았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천국의 축제가 길어지면 길어지는 만큼
우리들의 사랑도 빙그르 주위에
빛을 발하고 그처럼 찬란한 옷이 될 것입니다.
그의 밝음은 열기를 뒤따르고
열기는 직관을 뒤따르니 이는 또한 각자의
공덕을 초월하는 성총만큼이나 큰 것이라오."
영광스럽고 거룩한 육체를 다시 입게
될 때면 우리의 몸은 완전하게 회복되는
그만큼 더욱더 복스럽게 될 것이니, 이로써
지고의 선이 우리에게 주시는
무상의 빛은 더욱더 커질 것이며
그 빛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뵙도록 규정한다오.
그러기에 직관도 더욱더 커져야 하며
그로부터 좇아오는 빛도 커져야 한다오.
그러나 불꽃을 일게 하는 숯덩이가
일단 작열해서 불꽃보다 더 이글거리면서도
제 모습을 그냥 그대로 지키고 있듯이
벌써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빛이
언제나 흙이 뒤덮고 있는 육체보다
겉모양에 있어서 더 못할 것이라오.
또 우리를 지치게 할 만한 빛도 아니리니
육체의 모든 기관이 우리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에서 강하게 되기 때문이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뿔에서 뿔로 그리고 꼭대기와 밑 부분 사이로
빛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리면서
한데 어울려 움직이고 있는데,
마치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재능과 재주로 가끔가다 그늘을
마련하고 있을 때 길거나 짧은 물체의
미분자들이 그 모양을 새롭게 바꿔 가며
곧기도 하고 굽어지기도 하며 빠르기도 하고
더디기도 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치 여러 줄이 알맞게 조율된
양금과 하프가 알 수 없는 가락으로
감미롭기 그지없는 소리를 내는 것처럼
저기 나에게 모습을 드러냈던 빛들로부터 십자가를
통해서 한 가닥 멜로디가 울려 퍼졌기에 노랫말의
뜻을 깨닫지 못하면서도 나는 그것에 사로잡혔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자신이나 남의
수치로 인해 시꺼멓게 된 양심은
분명 너의 말을 듣기 싫어할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온갖 거짓일랑 털어 버리고
네 눈에 비치는 모든 걸 드러내 보여라.
옴병이 옮은 곳은 실컷 긁게 놔둘 일이다.
너의 말이 첫 맛엔 듣기 싫을지 모르나
그것이 차츰 새겨지게 될 때면, 후에
생명을 주는 영양이 될 것이니라.
너의 이 외침은 드높은 꼭대기일수록
더욱더 후려치는 바람과 같이 되리니,
이것은 하찮은 명예에 대한 증명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이 하늘들에서나 산에서, 그리고
저 고통스러운 골짜기에서, 오로지
명성이 자자한 영혼들만이 네게 보여졌구나.
왜냐하면 듣는 이의 마음이란 감추어져
깨칠 수 없는 뿌리를 가진 예증으로나
나타나지 않는 다른 논증으로도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니라."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모든 사악이 그의 나라에선 죽어 뒹구는
저 고귀하신 영도자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
수정이 세계를 돌고 있는 가운데,
빛이 속으로 비치는 황금의 빛깔로 된
층계가 나의 눈이 따를 수 없을 만큼
드높게 위로 솟아 있음을 나는 보았다.
그리고 또한 층계를 따라 수많은 빛들이
내려오는 걸 보았으니, 하늘에 보이는
온갖 빛들이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듯 생각되었다.
그리고 자연적인 습관으로 날이 샐 어름에
까마귀들이 얼었던 날개를 녹이려고
한데 어울려 움츠리다가
어떤 놈들은 달아나서 돌아오지 않고
어떤 놈들은 떠나갔던 자리로 돌아오며
어떤 놈들은 빙글빙글 돌면서 남아 있듯이
떼 지어 왔던 저 불빛 속에서도
어느 정도 내려오다 부딪치게 되자
그와 비슷한 모양을 내게 보였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내가 끝마디 말에 이르기도 전에,
빛은 재빠른 맷돌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그 한복판을 중심 삼고 있더니만,
이어 그 안에 있던 사랑이 대답하였다.
"하느님의 빛이 나를 감싸고 있는 것 속으로
스며들면서 내 위에 모아지고 있는데,
그의 힘이 나의 시각과 어울려 나를
내 위로 훤칠히 올려놨기에, 지고의 본질을
보는 것인데 그로부터 빛이 나온다오.
이로부터 기쁨이 오고, 나 그로써 불빛을 내니
나의 직관이 밝은 만큼 불꽃도
그에 버금갈 만큼 밝았던 까닭이지요.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맑게 갠 보름달 밤에 하늘의
방방곡곡을 두루 색칠해 주는 영원한
요정들 사이에서 트라비아가 미소 짓듯이
수천 개의 등불 위로 태양 하나가
삼라만상을 모조리 비춰 주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의 태양이 하늘의 눈들을 비추는 듯하였다.
그리고 번쩍이는 실체가 살아 있는
그 빛을 통하여 나의 얼굴에 투영됐는데,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나의 두 눈빛을 물들였을 무렵,
하늘 가운데로 왕관처럼 둥그런
모양을 한 조그마한 횃불이 내려와
그녀를 감싸면서 주위를 빙빙 맴돌았다.
지상의 그 어떠한 선율이라도 아름답게
울리면 울릴수록 마음이 거기에 더 끌리는데
하늘이 더욱 맑은 청옥이 되는
저 아름다운 벽옥에게 면류관을 씌워 주는
칠현금 소리에 견준다면
구름을 뚫고 나오는 천둥소리와 같을 것이다.
"나는 사랑의 천사, 우리네 소원의
모태였던 뱃속에서 영감을 주는
커다란 희열을 주위에 감돌게 합니다.
하늘의 여인이시여, 당신이 아드님을 따라
지고의 둘레로 드시어 그것을 가뜩이나
더 찬란하게 하시는 동안 저는 돌겠습니다."
빙빙 선회하던 선율이 이렇게 저 스스로
봉해지니, 다른 모든 빛들이
마리아의 이름을 노래하였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마음을 무한한 애정으로 펼쳐
이슬을 조금 내려 주십시오. 당신들은 언제나
샘에서 마시는데 그의 생각도 거기서 옵니다.
베아트리체가 이렇게 말하자, 저 즐거운
영혼들이 고정된 축대 위에 둘레를 이루며
혜성의 형태로 거센 불꽃을 이루었다.
시계의 부속품 속을 도는 바퀴들이
정신을 가다듬은 자에겐 먼저 것이 정지한 듯
보이고 나중 것은 나는 것같이 보이듯
저 불꽃들도 그와 같이 빠르거나 느린
각각 다른 보조로 춤을 추면서, 나로 하여금
제 기쁨의 풍요로움을 판단하게 하였다.
가장 아름답다고 내가 생각한 것에서
불꽃 하나가 나오는 것을 내 보았는데,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그보다 밝은 빛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베아트리체 주위를 세 차례나
맴돌며 얼마나 숭고한 노래를 불렀던지
나의 환상이 되풀이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나로 하여금 여러 해 동안 야위게 할 정도로
하늘과 땅을 손잡게 하였던
거룩한 시가 싸움을 거는 이리들을
내 원수로 여기며, 어린 양으로 잠자던
저 아름다운 양의 우리 밖에서 나에게 빗장을
걸던 포학함을 이겨낼 수 있는 일이 생기거든,
나는 벌써 다른 목소리와 다른 머리털을
지닌 시인으로 돌아갈 것이며, 내 영세의
우물에서 면류관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영혼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알게 하는
믿음 속으로 나 여기 들어왔고, 이어
베드로도 그 때문에 위에 돌았던 것이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마주치는 빛살을 너무 강하게 받으면
막에서 막으로 가는 빛살에
눈의 힘이 거슬려 잠이 퍼뜩 깨고,
깨었다 해도 재빠르게 깬 영문을 모르는 체
감각 기능이 돌아오기까지는
보이는 것들이 묘연한 것처럼
베아트리체도 그처럼 천 마일 너머까지
환히 비치는 눈의 빛살을 가지고 모든
티끌을 나의 눈으로부터 거두어 가셨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나의 마음을 천국의 환희로 올려 주신 그녀,
측은한 인간들의 현재의 생활에 접근해
그 진리를 열어 보였다. 그리고
그 누가 직접 보거나 생각하기도 전에
자기 뒤에 켜져 있는 초 심지의 불꽃을
거울 속에 비춰 보고,
유리가 진실을 밝히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
몸을 돌려, 마치 가락이 악보에
어울리듯, 이것과 서로 맞는지를 보는 것처럼,
나의 기억도 이와 같아 사랑이 나를
묶어 두기 위해 줄을 만드는 아름다운 눈을
들여다보면서 회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몸을 돌려 그 회전을
잘 바라볼 수 있을 적마다, 그 둘레 안에
보이는 것과 나의 눈이 부딪쳐
아주 예리한 빛을 발하고 있던 한 점을
나는 보았는데, 강렬한 빛 때문에
불붙을까봐 눈을 감아야만 했다.
또 여기서 아주 작게 보이는 어떤 별이라도,
별이 별과 함께 나란히 놓여질 때처럼
이 빛과 함께 자리하게 되면 달처럼 보이리라.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그녀가 다시 시작했다. "가장 큰 물체에서
우리는 순후한 빛이신 하늘에 나왔으니,
그것은 사랑이 가득한 지성적인 빛이요,
기쁨이 가득 찬 진실하고 선한 사랑이며
일체의 감미로움을 초월하는 기쁨이라오.
그대 여기서 천국의 두 가지 군대를
보게 될 것이니 그 하나는 최후의 심판 때
그대가 보게 될 바로 그 모습을 하고 있다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그 피조물은
그 분을 보는 데에서만 평화를 누린다오.
그것은 둥그런 형체로 펼쳐져 있기에
그의 테두리가 태양에게는
훨씬 더 느슨한 띠가 될 정도였다.
그의 모습은 온통 원동천의 꼭대기에
반사된 빛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거기에서 생명과 힘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언덕이 푸르름과 꽃들로 무성할 때
마치 꾸며진 제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서인 양
제 기슭의 물속에 비춰 보는 것같이,
하늘에 돌아온 선택된 자들이
그 빛 주위에서 내려다보며 천 개도 넘는
층층대에 제 모습들을 비추는 게 보였다.
그리고 맨 아래 층계가 그토록 큰 빛을
제 안에 모으고 있으니, 이 장미꽃의 넓이가
맨 가장자리 꽃잎들에선 얼마나 클 것인가!
나의 시력은 그 넓이와 그 높이에
얼떨떨하지 않았고 오히려 즐거움의
양과 질을 송두리째 취하고 있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베아트리체가 나를 끌어당기고는 말했다.
"하얀 옷 입은 저 무리가 얼마나 큰지 보시오!
우리의 도성이 얼마나 광활한지 보시오.
보시오. 우리네 자리가 이토록 가득 차 있으니,
극소수의 사람들만 거기 영접될 수 있다오.
일찍이 저 위에 놓여졌던 면류관 때문에
그대 눈여겨 바라보는 저 거대한 옥좌엔
그대가 이 혼례 잔치에서 식사하지 이전에,
저 아래서 황제가 될 지체 높은 하인리히의
영혼이 앉을 것인데, 그는 이탈리아가 미처
숙성되기 전에 그를 바로잡으러 올 것이오.
그대들을 무디게 하는 눈먼 탐욕이
유모를 쫓아내고 굶어서 죽어 가는
어린애와 같이 그대들을 만들었다오.
그리고 그러한 시기엔 드러내든 숨어서든
그와 함께 똑같은 길을 가지 않을 자가
저 성스런 광장의 총독이 될 것이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를 저 거룩한 임무에
잠시만 참고 놓아두실 것이니, 마술사 시몬이
제 과실 때문에 지금 있는 곳에 떨어져
알라냐의 그놈을 더 밑에 처박히게 할 것이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자기들을 사랑하시는 분의 영광과 그리고
자기들을 만드셨던 그 지선(至善)을
보고 노래하면서 날고 있는 다른 한 무리는
처음에는 꽃 속으로 들어갔다 다음에는
꿀을 빚게 되는 일자리로 돌아오는
벌 떼와 똑같이
수많은 꽃잎으로 꾸며진 저 장려한 꽃 속에
내려왔다가 그 꽃으로부터 그들의 사랑이
언제나 깃들이는 곳으로 다시 올라갔다.
얼굴들은 한결같이 싱싱한 불꽃으로 되어 있고
날개들은 황금이며 다른 부분은 너무 희기에
눈이라 한들 그 하얀색에 미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들은 꽃 속으로 내려올 때 옆구리로
바람을 일으키며 얻었던 평화와 뜨거움을
이 층계에서 저 층계로 갖다 내밀었다.
그러나 저 위에 계신 점과 꽃 사이에
끼어서 날고 있는 많고도 많은 무리가
시야와 찬란한 빛을 가로막진 못하였는데,
이는 하느님의 빛이 온 우주를
그 공덕에 비례해서 스며들기에 아무것도
그 빛에 방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오, 여인이시여, 그대 안에 내 희망이 힘을 얻고
그대 나의 구원을 위해 저 지옥 속에
발자취를 남기시는 괴로움을 겪으셨습니다.
내 보아 왔던 그 많고도 많은 것들을
그대의 힘이며 그대의 선에서 온
은혜와 덕으로 나 이제 받아들입니다.
그 모든 길과 그 모든 방법으로써
나를 속박에서 자유로 이끄신 그대,
모든 것을 이루시는 힘을 지니셨습니다.
그대의 너그러움을 내 안에 간직해
그대가 건강히 치유해 준 나의 영혼이 그대의
뜻을 따라 육체에서 풀려나게 하소서.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이 광활한 왕국 안에서는 슬픔이나
목마름이나 혹은 굶주림이 없는 것처럼
우연한 점이라곤 자리 잡을 수 없는데,
네 눈에 보이는 건 무엇이든지 손가락에
가락지가 딱 들어맞는 것처럼
영원한 법칙을 통해 미리 정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삶으로 서둘러서 온
이 무리가 제 자신들 속에 다소나마
뛰어난 점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어떤 소원도 더는 기대되지 않을 정도로
그토록 크신 사랑과 그토록 크신 기쁨 속에
이 왕국을 아늑하게 해 주시는 임금님이
당신의 즐거우신 모습으로 온갖 영혼들을
성총에 맞는 당신의 뜻에 따라 가지가지로
창조하셨으니, 여기 그 결과만 보면 족하다.
그것은 성서 안에 나오는 쌍둥이들에 관한
부분에 뚜렷하고도 명확하게 나타나 있은데,
그들은 어머니 뱃속에서 서로 다투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나의 눈이 점점 밝아지면서 몸소 참되신
저 지존하신 빛의 빛줄기 속으로
자꾸만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때부터 계속 나의 직관은 그러한 직관에
꼼짝 못하는 언어가 나타내 주는 것을 초월했으며
기억도 또한 그 초월함에 압도당했다.
마치 꿈을 꾸면서 무언가를 보는 사람에게
꿈이 지나면 그로부터 받은 느낌만 남을 뿐
다른 것은 마음 속에 되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나 지금 그러한데, 비록 나의 환영이
거의 송두리째 끝나긴 했어도 이에서 생겼던
달콤함은 나의 가슴 속에 아직도 방울진다.
햇빛에 사르르 녹아 버리는 눈과도 같았고
바람결에 날리는 가벼운 나뭇잎들에 적힌
시발라의 점괘 선언이 흐트러지는 듯 하였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오로지 당신 안에 좌정하시며, 홀로
당신을 아시며 당신에 의해서 인지되시고
사랑하고 웃을 줄 아는, 오, 영원한 빛이여!
나의 눈들이 잠시 동안 빙 둘러 관조했던
저 원이 당신 안에 잉태되어 마치
반사될 빛처럼 보이고 있었는데, 그것은
제 자신 속에 제 스스로의 빛깔로
우리들의 모습을 찍어 내는 듯 보였기에
나의 눈은 그 안에 송두리째 들어 있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그러나 마음의 소망을 제 안에 끌어들였던
한 가닥 빛이 내 마음을 후려치지 않는 한
나 자신의 날개는 그에 미칠 수 없었다.
지존하신 환상 앞에 나는 힘을 잃었다.
그러나 이미 나의 열망과 의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퀴와 같이
해와 별들을 움직이시는 사랑이 돌리고 있었다.
#신곡 #천국편 #단테_알리기에리

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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