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프라카 여신

꾹 참고 둘이서 비리프라카 여신을 모시는 사당에 간다.
거기에는 여신상이 있을 뿐, 신관도 없고 아무도 없다.
신전에서 사당에 이르기까지 신을 모시는 모든 성소에 신관을 배치하려면 로마 인구를 전부 다 동원해도 모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신의 사당에는 나름대로 규칙이 있었다.
신을 믿는 로마인은 감시자가 없어도 그 규칙을 지켰다.
비리프라카 여신 앞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한 번에 한 사람씩 차례로 여신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느 한쪽이 여신에게 호소하는 동안 다른 한쪽은 잠자코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
잠자코 듣고 있노라면 상대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을 양쪽이 되풀이하는 동안 흥분했던 목청도 조금씩 가라앉고, 결국에는 둘이서 사이좋게 사당을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비리프라카_여신 #부부싸움의_수호신 #로마인_이야기 #시오노_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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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㗢동죽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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