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서가 속 영혼의 목소리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 시오노 나나미

㗢동죽竹 2020. 11. 30. 16:18

르네상스란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처음부터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군요. 

그렇다면 나도 역사적·종교적·정치적·경제적 요인에 대한 설명은 뒤로 미루고, 본질적인 대답으로 응수하겠습니다.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의 분출, 바로 그것이 나중에 후세인들이 르네상스라고 부르게 된 정신운동의 본질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은 분출만 한 것이 아니라, 미술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작품'으로 결정체를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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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2세가 살았던 시대로부터 8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럽에는 종교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세 가지로 나누는 사고방식이 살아 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는 '아테오'(ateo)와 '크레덴테'(credente)와 '라이코'(laico)라고 부르는데, 

'아테오'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를 가리킵니다.

'크레덴테'는 신앙을 가진 자인데, 특히 '프라티칸테'(praticante)라는 형용사를 붙이면 계율을 충실히 지키고 일요일에는 반드시 교회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라이코'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종교가 관여하는 분야와 관여해서는 안되는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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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군주는 개혁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을 말하니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지도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하려면, 모든 사람이 그 필요성을 깨닫고 납득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목표를 실현하려면 강권을 행사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고, 따라서 전제적인 지도자가 되는 것은 계몽군주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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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육신은 부모한테 물려받아도 정신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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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부로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개인의 지식이 되기는 할망정 모든 사람의 공유재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그 결과를 언어로 공표해야만 비로소 실제로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도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이 되지요.

또한 과학적으로 냉철하게 탐구하는 정신은 편견을 뒤엎는 데에는 가장 좋은 무기이기도 합니다.

탐구벌레라 해도 좋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끌어댈 필요도 없이, 만족할 줄 모르는 탐구심이야말로 르네상스 정신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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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기는 하지만 정신운동은-르네상스든 뭐든-세상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격동기에 태어나는 법입니다.

정치의 성숙은 이것과는 반대로 세상을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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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 본질은 이윤 추구에 있으니까, 자발적이고 경쟁적이 아니면 융성을 이룰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스스로 파멸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요.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는 도가 지나친 행위를 시정하여 경제 번영을 오래 지속시키는 지혜라고 바꿔 말해도 좋습니다.

그러려면 정치의 성숙을 통한 정국 안정이 필수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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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믿는 것이고, 철학은 의심하는 것입니다.

종교와 철학은 유일한 원리를 탐구하는 과정도 전혀 다릅니다.

철학에서는 원리를 세웠다가 파괴하는 작업을 되풀이합니다.

일단 세운 원리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고수해서는 탐구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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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가 칭찬을 받은 예는 없으니까 좋은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겠지요.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서민들은 자기가 도저히 누릴 수 없는 사치를 좋아합니다.

동경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왕족이나 영화배우나 가수들이 인기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들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을 터인 서민들이 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화려한 차림의 교황이나 추기경들 옆에는 검정색이나 갈색이나 흰색의 초라하고 수수한 옷을 걸친 수도자들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바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기독교회 조직의 강점이지요.

기독교회가 화려함과 청빈을 양쪽 다 만족시키는 것은 그 양쪽을 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잘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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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은 마르코 폴로를 비롯하여 육지를 탐험한 선조들의 영향으로 중국이나 일본을 풍요로운 나라로 믿었습니다.

대항해도 거기에 도달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으니까, 이권을 바란 탐험이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익이든 창조의 기쁨이든,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무언가가 인간을 행동으로 내모는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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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나 미켈란젤로나 티치아노의 작품 앞에 섰을 대는 이런 르네상스의 천재들을 해설한 연구서 따위는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안내원의 설명도 흘려들으면 됩니다.

그보다는 당신 자신이 '젊은 천재'가 된 셈치고 '거침없이' 그들과 마주하는 겁니다.

자기도 천재라고 생각지 않으면, 천재한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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